조종사가 88명 안주로 '만취 비행'

2009-02-03     뉴스관리자
러시아가 항공 안전 면에서 세계 최악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는 가운데 `음주 비행'을 하는 조종사들까지 있어 승객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9월 페름에서 추락한 보잉 737 여객기의 조종사의 혈액에서 알코올이 검출됐다고 3일 코메르산트가 익명을 요구한 사고 조사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9월14일 외국인 21명 등 승객 83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우고 모스크바를 이륙한 아에로플로트 -노르드 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페름 인근에서 갑자기 엔진에 불이 나면서 추락, 탑승자 88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737기는 기상 악화로 두 번째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조사관들은 "조종사의 음주가 사고의 직접 원인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법의학 전문가들이 조종사 근육 세포에서 알코올 성분을 찾아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의학자들도 실제 음주량이 얼마였는지를 알아내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사관들이 말한 바로는 착륙에 앞서 이 조종사가 다른 조종사에게 조정간을 넘기면서 `내가 할 수 없다는 것 잘 알지!'라고 했다는 것.

   신문은 이 주장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나 항공사 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에서 뉴욕으로 출발하려던 역시 아에로플로트 소속 여객기 내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출발 전 기장의 안내 방송이 이상하다며 승객들이 해당 조종사에 대해 음주 의혹을 제기하고 조종사 교체를 주장한 것. 승객들의 항의를 무시하던 회사 측은 항의 3시간 만에 조종사 4명을 모두 교체했지만, 조종사 음주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오히려 출발을 지연시킨 승객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지는 문제의 조종사가 출발 전날 생일 파티를 벌였다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