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치와 정몽준 부회장의 '야망'

2009-02-04     조창용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단독 유치 신청 결정은 조중연 회장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논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한국시각)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 참석차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정 부회장은 지난 2일 밤 의향서 마감이 임박하자 조 회장과 이 문제를 긴급히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 함밤 AFC 회장이 지난해 "2018년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개최돼야 한다"며 아시아권 위상을 위해 차기 월드컵 유치신청에 가급적 많은 국가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정 부회장에게 피력한 바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정 부회장은 한국 스포츠 외교의 지위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또 다른 동력 확보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왔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만약 유치에 성공할 경우 대권을 꿈꾸고 있는 정 부회장은 두 어깨에 날개를 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일본이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유치의사 표명의 마감시한이었던 3일까지 어떤 형태로든 태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물론 인천과 수원, 대전, 광주, 전주, 울산,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에 FIFA가 요구하는 수준의 경기장 10곳을 보유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가진 것이다.


  정 부회장이 개최지 결정권이 있는 집행위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든든한 백그라운다.

2018년 개최지를 `축구 종가' 잉글랜드 등 유럽 국가가 유치하면 2022년 대회는 `대륙 분배' 원칙에 따라 `아시아 쿼터'로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에선 영국, 러시아, 스페인/포르투갈, 네덜란드/벨기에가, 미주에선 미국, 멕시코, 아프리카에선 이집트가 유치 의사를 밝혔다.

최근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앞으로 공동 개최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따라서 스페인/포르투갈, 네덜란드/벨기에가 공동 개최 의사를 밝혔는데 블래터 회장의 반대로 반신반의한 상태다.

최종 개최지는 2010년 12월 FIFA 집행위원회 24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FIFA는 16일까지 유치 의사를 밝힌 12개국 축구협회에 신청 세부 절차를 알려줄 예정이다.

FIFA는 내년 5월 최종 유치 신청서를 받는다.

정 부회장이 두 번째 월드컵 유치를 위해 어떤 외교력을 발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