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반대 서명이 찬성 위임장으로 둔갑"

2009-02-06     뉴스관리자
강원 홍천군 서면 주민들이 관내 7개 마을에 들어서는 변전소와 송전탑 설치에 반발하는 가운데 공사를 위한 주민 동의 서명에 대한 진위를 놓고 주민들끼리 갈등을 빚고 있다.

   6일 서면 변전소 설치 반대 투쟁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 주민들이 마을에 들어서는 변전소 등의 설치를 반대하는 서명을 했는데 이것이 찬성하는 위임장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공사가 시작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반발하고 있으며 당시 마을 대표인 이장과 새마을 지도자 등 6명을 수사기관에 진정키로 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천군은 시행사인 한국전력 측에 공사를 하려면 주민들의 동의를 받으라고 요구했으나 문제가 불거지자 주민 동의가 허가에 필요한 법적 절차는 아니라고 한발 물러서 주민 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 측은 공사에 찬성한 서명이 담긴 위임장을 통해 공사를 추진했기에 중단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이른 시일 내에 마을 대표들을 수사기관에 진정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한편 한전 측에 설치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현장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성구(53) 투쟁위원장은 "동서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지역개발을 기대했으나 주민의 허락 없이 변전소와 송전탑이 들어서 마을의 침체가 우려된다"며 "서류조작 등의 의혹도 있는 만큼 다각적인 방안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작년 12월 22일부터 서면 동막리에 154㎸ 규모의 변전소를 설치하는 공사와 함께 수도권 등의 전력수요에 대비해 동막리 장락산과 모곡리, 마곡리를 지나는 구간에 25기의 송전탑을 세우는 송전선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