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구자영 사장 체제 전환'드라이브'

2009-02-16     조창용 기자
국내 최대 에너지 기업인 SK에너지가 최근 이사회에서 구자영 사장을 신임 등기임원으로 추천하면서 구사장 중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에너지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구자영 총괄사장(사진)을 신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다음 달 중순께 열리는 주주총회에 정식 의안으로 올리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법률상' 신헌철 부회장 주축으로 짜여 있는 최고경영체제를 실질적인 구자영 총괄사장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내달 주총에서 이 안이 확정되면 현재 대표이사를 맡으며 대외적으로 SK에너지를 대표하는 신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구 사장이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으로 들어가 관련 법적 절차를 거쳐 SK에너지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19일 단행된 SK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법률적 대표이사 지위만 유지했을 뿐,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SK그룹은 당시 SK에너지 안에 있는 3개의 회사 내 회사(CIC) 가운데 하나인 P&T(Corporate Planning & Global Technology) 사장을 맡고 있던 구 사장을 총괄사장이란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임명하면서 실질적으로 SK에너지 경영을 총괄 책임지도록 했었다.

따라서 현재도 SK에너지는 구 사장의 경영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K에너지 내부에서는 이번 이사회와 내달 주총을 구 사장 체제로 변경하기 위한 법률적 절차를 마무리 짓는 형식적 과정으로 보고 있다.

구 사장은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미국 엑손모빌에서 기술연구소 혁신기술 자문위원으로 십여 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한 신재생 대체에너지 개발 전문가이다.

재계에서는 구 사장의 발탁을 두고 SK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기로 방향을 잡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미국 럿거스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포스코 상무를 거쳐 1993년부터 엑손모빌에서 일했다.

그는 2008년 1월에 'SK 사람'이 됐다. SK에너지 P&T 사장으로 영입됐던 것. 그러다 입사 1년 만에 SK에너지를 사실상 이끄는 총괄사장에 앉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