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200만 명 동족 처단 죄값 물겠다!"
크메르루주 정권에 대한 죄과를 묻기 위한 국제재판이 17일 오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국제법정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1975년 론놀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뒤 1979년 베트남군에 의해 쫓겨날 때까지 200만 명에 이르는 동족들을 '노동자 농민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처단하거나 굶어죽게 한 크메르루주 정권에 대한 죄과를 묻기 위한 이번 국제재판은 지난 2003년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의 합의로 시작됐다.
이날 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300여 보도진과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영방송을 통해 전국에 중계됐다.
지금까지 국제법정이 '킬링필드'의 주역들로 선정한 크메르루주 생존 지도자는 모두 5명으로 그 중 더치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에아브에 대한 재판이 처음 이루어졌다.
더치는 전직 교사였으나 교도소장이 된 뒤 1만6천여 명의 지식인과 어린이 부녀자들을 무자비하게 고문하고 처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치는 재판에 앞서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 용서를 바란다"고 방송을 통해 말했다.
그러나 다른 피의자로 폴포트 정권의 2인자였던 누온 체아와 당시 주석 키에우 삼판, 외무장관이었던 렝 사리 부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
이날 재판은 앞으로의 절차만 결정하고 끝났다.
더치에 대한 본격적인 증인심문 등은 3월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판결은 9월 이후에 이루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른 4명의 피의자들의 혐의를 증명할만한 특별한 증거물이 없어 재판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