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땐 '괜찮아~걱정마'..고장나자 '네잘못~돈내'"

2009-02-23     백진주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자신들이 약속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는 대우일렉트로닉스 때문에  이젠 전자제품 구입하고 설치할 때도  CCTV촬영하고 음성녹음도 해야겠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 살 걸...정말로 조금 싼 것이 '비지떡'이네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드럼 세탁기를 실외 베란다에 설치해도 문제없다고 제품을 판매한 뒤 동파되자 소비자 책임이라고 주장해 원성을 샀다.

서울 구의동의 임 모 (여. 37세)는 지난해 4월 부모님 댁에서 사용하는 10년 된 세탁기를  교체해 드리고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드럼세탁기를 대형마트에서 50만원가량에 구입했다.

친정집 베란다가 실외 구조라  구입시 직원에게 설치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눈, 비등의 악천후 영향이 없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덮개를 잘 씌워주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판매자의 답변을 믿고 구입을 결정했다.

며칠 후 부모님 댁에 제품을 설치하는 날에도 임 씨의 언니가 설치기사에게 실외에 두어도 괜찮은지에 대해 거듭 문의했다. 판매자와 동일한 답변이 돌아와  안심하고 설치했다.

그러나 사용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지난 2월 6일 세탁기가 작동하지 않아 AS를 의뢰했다. 담당 AS기사는 “동파로 인한 배수관 파손으로  물이 기기 안쪽으로 스며들어 저수조가 깨져 교체해야 한다”며 ‘최소 20만원의 수리비용’을 안내했다.

결국 외부 설치로 인해 이 같은 문제가 생겼다는 생각에 고객센터로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자 “제품 구입 시 제대로 설명서를 읽지 않고 설치한 소비자의 책임”이라며 발뺌했다.  임 씨는 업체 측 입장을 수긍할 수 없어 현재 제품 수리를 거부한 채  손빨래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임 씨는 “10년 만에 구입하는 고가의 전자제품이라 구입 시 몇 차례나 설치환경에 대해 문의했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답변을 신뢰하고 설치했는데 이제와서 소비자의 과실로 몰며 책임을 빠져 나가려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드럼세탁기가 일반세타기에 비해 추위에 약해 고장 가능성이 많다면 판매 당시 소비자에게 정확한 내용을 고지하고 선택의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구입 당시 구입자인 따님이 설치장소에 대한 문의를 했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길이 없다. 판매점의 실수 부분까지 제조사가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일축했다.

이어 “소비자가 이전에 같은 장소에서 다른 업체의 상품을 5년 이상 이용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었던 터라 설치기사 입장에서 설치를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그러나  올해는 한파가 심한 등의 특수상황이 있었는데 제조사에서 이런 부분까지 책임질 수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임 씨는 "지구 온난화로 올 겨울도  따뜻했다는 기상청 발표가 몇번이나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 이전에 훨씬 추웠던 겨울에도 문제가 없었다. 대우 세탁기에 문제가 있던가 드럼 세탁기의 특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