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에 자막이 있다고?

무용 읽어주는 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돈키호테’

2009-02-18     뉴스테이지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25주년을 기념하여 오프닝 작으로 희극 발레 ‘돈키호테’를 공연한다. 발레 ‘돈키호테’는 26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대표적인 ‘희극발레’로 유니버설발레단의 특징인 화려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변화무쌍한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유쾌 상쾌한 웃음으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더해주는 에너지로 가득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발레는 어려운 예술이다’라는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움직임으로만 표현되는 발레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는 다수의 관객들을 고려하여, 공연  중에 대사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것. 발레 또한 스토리가 있는 하나의 연극으로 인물간의 갈등을 대사로 풀어서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재미를 더한다는 설정이다.

그 예로 여주인공 키트리와 남주인공 바질이 결혼 승낙을 받으려 자작 자살극을 펼치는 장면이 있다. 바질이 면도칼로 자살 하려는 시늉을 할 때 “어떻게 이럴 수 가 있어? 키트리와 결혼을 할 수 없다면…….”이라는 자막이 뜬다. 그리고는 이내 “키트리는 바질의 자작극인 것을 눈치 채고, 이를 숨기느라 애를 쓴다.”와 같은 설명이 곁들여 지며, 결혼승낙을 받은 바질이 벌떡 일어나는 코믹한 상황이 연출된다. 또한, 키트리와 바질의 귀여운 사랑싸움도 자막에 의해 그 재미가 더해진다.

또한 발레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나, 원작과는 달리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결혼 해프닝이 주 스토리를 이룬다. 키트리와 바질, 돈키호테간의 갈등구조가 어떻게 풀이되는지도 주목해 볼만 하다.

스페인의 정열적인 느낌을 그대로 살린 무대와 화려한 의상들도 볼만하다. 파스텔톤이 주를 이루는 일반 고전발레 의상과 달리, 붉은색과 노란색등의 강렬한 색 대비가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스페인 특유의 열정적인 춤과 무용수들의 뛰어난 기교도 압도적인 작품이다. 발레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가련한 백조와 흰 쫄바지를 입은 남성무용수가 전부였다면, 돈키호테 특유의 유쾌함과 넘치는 에너지에 놀라게 될 것이다.  

유쾌, 상쾌, 통쾌한 발레 ‘돈키호테’는 2월 26부터 3월 1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09년 2월 26일~2009년 3월 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뉴스테이지= 이정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