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스타.전자팔찌'신랑'결혼 중계방송

2009-02-22     뉴스관리자
죽음을 목전에 둔 영국의 TV 스타 제이드 구디(27)가 말기 암의 고통과 싸우며 치르는 결혼식이 리얼리티 TV로 방영될 예정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구디의 결혼식을 두고 영국에서는 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TV로 일거수 일투족 중계 방영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리얼리티 TV 쇼 '빅 브라더'로 명성을 얻은 구디는 22일 낮 12시 런던 북부 한 별장에서 약혼자 잭 트위드(21)와 결혼식을 올린다. 트위드는 신부 구디가 컨디션이 너무 나빠져 걷지 못할 경우 휠체어를 밀고 결혼식장에 함께 입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디의 결혼식은 "몇 개월 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판정을 받은 구디가 병원에서 트위드로부터 결혼 신청을 받은 지 9일 만에 마련된 것이다. 결혼식 독점 보도를 위해 OK 잡지는 70만파운드, 리빙 TV는 10만파운드를 지불했다.

   구디는 세상을 떠나기까지 짧은 여생을 리얼리티 쇼 카메라 앞에서 살기로 한 결정에 대해 4세와 5세인 어린 두 아들의 장래를 위해 돈을 남기고 싶다고 애끓는 모정을 토로했다.

   자궁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느라 대머리가 된 구디는 지난주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에서 "나는 카메라 앞에서 살아왔고, 카메라 앞에서 죽을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부에서는 아들을 보호하려는 구디의 인내심과 결심을 들어 "용감한 여성"이라고 칭찬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거액 독점 촬영료가 걸린 결혼식과 임종 장면 방영에 대해 죽음마저 상품화하는 언론의 선정성을 질타하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가톨릭 수장인 코맥 머피-오코너 추기경은 스카이 뉴스에서 "그녀가 모든 일을 조용히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남은 몇 개월 동안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가르쳐주고 싶은 심정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제이드 구디가 맞닥뜨린 비극에 모든 사람이 슬퍼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과 간호사 출신인 구디는 리얼리티 TV 쇼 '빅 브라더'에서 노골적인 말과 상식 부족으로 시선을 끌었으며, 2007년판 '빅 브라더'에서는 인도 여배우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골프채로 10대를 때려 수감됐다가 지난달 석방된 남자친구 트위드는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라 전자감시 태그를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