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정수기 물에 이끼가 '두둥실', 원인은 불명"

2009-02-26     백진주 기자

                                                     <정수기에서 발견된 이물질>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정수기에서 정체를 알 수없는 이물질이 나왔는데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면서 AS만 받으라 성화네요. 사람이 먹는 물인 데 이런 제품을 어떻게 믿고 사용합니까?"

정수기 시장에서 웅진코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청호나이스가 이물질이 검출되는 정수기의 관리 책임을 소비자에게 미뤄 원성을 샀다.

서울 둔촌동의 이 모(여.50세)씨는 2월 초 사용 중인 정수기 꼭지에서 3~4cm길이의 이끼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지난 2004년 같은 이유로 이미 제품 교환을 받았던 터라 더이상 그냥 참고 먹을 수는 없었다.

이 씨는 지난 1999년 브랜드를 믿고 청호나이스 제품을 250여만원의 고가에 구매했다. 제품구매 후 2년에 한 번씩 계약을 갱신하며 35~40만원가량의 비용을 내고  정기적인 필터교환 서비스를 받아왔다.

정수기의 핵심이랄 수 있는 필터를 꾸준히 관리했음에도 최근 또 다시 이물질이 발견되자 제품에 대한 신뢰를 잃은 이 씨는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 담당자는 정확한 원인조차 설명하지 못한 채 AS만 반복 안내했다.

이 씨가 AS제안을 거절하자 직원은  “10만원의 비용이 추가되는 정기점검 서비스를 받지 않아 이물질이 나온 것"이라는 느닷없는 말로 책임을 이 씨에게 미뤘다.

이 씨는 사실 확인을 위해 “필터교환만으로 안심하고 정수기를 사용할 수 없냐”고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상담원은 “필터교환 시 물탱크 청소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함께 해 별도의 정기점검은 하지 않아도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혹시나 해서 다른 상담원에게 문의해도 답변은 똑같았다.

이 같은 상담원의 답변을 확인시켜주어도 담당자는 처음의 억지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 씨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성능은 확실할 것이라 믿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무조건 AS만 하겠다고 우기는데 원인도 모른 채 뭘 수리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기막혀했다.

이어 “4년 전 교체 받은 제품도 당시 포장상태가 엉망이었다. 새 제품이 아닌 사용제품으로 대체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며 “다시 관리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이물질 생성에는 여러 경우의 수가 있고 단순한 제품하자로 보긴 어렵다. 제품만으로 명확한 사유를 검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감가상각을 적용했을 때 구입한 지 10년 된 제품의 경우 실제 환불금액 산정조차 쉽지 않다. 때문에 새 제품으로 교환을 안내했으나 소비자가 이를 거절하고 있어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기점검’에 대해 각기 다르게 안내하는데 대해서는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면 사실여부를 확인해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간략히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