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연 상!상!賞] 뮤지컬 ‘애비뉴 Q’
사람보다 사람 같은 발칙한 인형들의 반란!
2009-03-02 뉴스테이지제공
동화나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보는 아이들만의 소유물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나이 스물이 넘어 만화책이나 만화영화 혹은 동화 속 판타지에 젖어 있는 것은 ‘철이 없는 행동’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현재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는 이렇게 ‘유치한’ 혹은 ‘유치해 보이는’ 만화와 동화 속 이야기들이 굳건히 흥행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만화도 유치한데 인형극이라니! 이렇게 어린이극에나 등장 할 것 같은 손 인형들은 ‘애비뉴 Q(Avenue Q)’ 무대를 완전하게 장악한다. 단지 애들 장난 같아 보이는 인형들에게 대체 어떠한 숨은 비밀들이 숨겨져 있는 걸까?
토니상 3관왕에 빛나는 뮤지컬 ‘애비뉴 Q’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어른들을 위한 유쾌한 쇼로!
뮤지컬 ‘애비뉴 Q’는 미국의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인 ‘세사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에 큰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애비뉴 Q’의 초연 배우들 중 4명은 ‘세사미 스트리트’를 이끌어간 주역들이라는 점도 흥미롭다.뮤지컬 ‘애비뉴 Q’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세사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패러디했다. 예를 들어 룸메이트인 로드(Rod)와 니키(Nicky)는 ‘세사미 스트리트’의 버트(Bert)와 어니(Ernie)의 분신이고, 트레키 몬스터(Trekkie Monster)는 쿠키 몬스터(Cookie Monster)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다만 ‘세사미 스트리트’와 이들의 차이점은 그들이 20대에서 30대의 나이라는 것과 보다 더 현실적인 ‘어른들’만의 고민들을 지니고 있다 사실이다. 뮤지컬 ‘애비뉴 Q’ 기존에 있던 ‘세사미 스트리트’를 보고 자란 성인들을 위한 인형극이다.
발칙한 인형들 유쾌한 반란!
뮤지컬 ‘애비뉴 Q’는 뉴욕 맨하튼 근교에 위치한 가상의 거리를 배경으로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프린스턴(Princeton)은 살만한 아파트를 찾고 있다. 그는 ‘애비뉴 Q’에서 집을 알아 보던 중 유치원 교사인 케이트 몬스터(Kate Monster), 오랜 룸메이트인 로드(Rod)와 니키(Nicky), 백수 코미디언 브라이언(Brian), 그의 일본인 약혼녀 크리스마스 이브(Christmas Eve) 그리고 한때 아역스타였던 아파트 지배인 개리 콜맨(Gary Coleman)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토로하던 그들은 프린스턴을 새로운 이웃으로 맞이한다.
착하지만은 않은 그래서 더 인간적인 그들
뮤지컬 ‘애비뉴 Q’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가식적이지 않은 솔직함이라 할 수 있다. 어딘가 교훈적이거나 교과서적인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양심에 찔려 마음 속 깊이 묻어 두었던 ‘발칙한’ 생각들을 무대 위 인형들이 대신해서 발설한다. 뮤지컬 ‘애비뉴 Q’ 속의 인형들은 교육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느 캐릭터들처럼 도덕적이거나 착하지 않다. 오히려 속물근성이 베어있다고 할 수 있는 그들이지만, 굳이 그것을 숨기기 위해 그 어떤 ‘척’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결점들을 숨기지 않아 사람보다 더 인간적인 ‘인형’들의 인기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뉴스테이지=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