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수'나왔다..체감 경기'온도계'주목
국내 실물 경기상황을 읽을 수 있는 '이마트 지수'가 나왔다. 한국은행,연구소등에서 작성하는 지수 보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경기 흐름을 민감하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이 지수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신세계(대표 구학서 부회장)는 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량 변화를 지수화한 '이마트 지수'를 개발, 분기마다 발표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마트 전국 120개 점포 중에서 신규 점포 출현 등 경쟁상황 변화가 적은 50개 점포를 선정해 이들 점포에서 판매하는 476개 품목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 패턴을 분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감 여부를 따져 지수화하기로 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6개월간의 연구 끝에 만든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소비자 경기 호전, 그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발표하는 매출액 중심의 신장률은 가격 인상, 물가인상 등 변수가 많아 소비자 경기의 호전 또는 악화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던 단점이 있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가격 인상 등으로 말미암아 실제 소비량은 줄어든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지수는 매출액 중심이 아닌 실질 소비량 변화를 잣대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 경기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첫 이마트 지수를 공식발표하기에 앞서 올해 1-2월 이마트 지수를 산출한 결과, 94.3으로 나타났다고 신세계는 밝혔다. 지난해 1분기 102.5보다 8.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는 99.6, 3분기 96.0, 4분기 95.1로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하락행진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 끈을 점점 더 죄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지난해 3분기 이후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세계는 또 이마트 지수의 하위 지수로, 의(衣), 식(食), 주(住), 문화 등 4대 생활 지수를 따로 산출하고 있다. 경기 호·불황 여부가 실질적으로 가계의 어느 분야에 영향을 주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1-2월 4대 하위지수를 보면 의생활 지수 91.2, 식생활 지수 96.4. 주 생활지수 95.2, 문화생활 지수 88.7로 나타났다. 의생활과 문화생활 지수가 낮은 것으로 볼 때 소비자들이 불황에 기호품 소비부터 줄이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같은 소비 심리 악화는 소비자의 소비 태도 변화로 이어져 같은 상품 카테고리 내에서 고가상품보다는 저가상품을 선호하는 등 '알뜰 소비추세'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구매 욕구는 있지만 가처분 소득 감소 때문에 실제 구매 욕구보다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과일의 경우 국산 과일 지수는 97.9로 나타났지만, 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수입 과일 지수는 76.2를 기록했다.
평균지수가 83.2인 냉장고는 저가 모델인 일반 냉장고 지수는 102.8로 오히려 소비량이 증가했다. 반면 양문형 냉장고 등 고가 모델 지수는 75.9로 지수 격차가 26.9포인트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