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화재 현장, 인명구조 '뒷전' 비난
2009-03-12 이경환 기자
11일 오후 1시경 발생한 강남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이 떨어져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당시 소방관 수십 명이 현장이 있었지만 불끄는 일에만 매달려 기본적인 에어매트 설치마저 하지 않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현장에는 소방차 열두 대와 소방관 60여 명이 도착해 있었고 불이 난 11층 아파트에는 주민 한 명이 베란다로 피신해 있었다. 10여 분 뒤, 시꺼먼 연기가 베란다까지 덮쳐오자 주민 37살 이 모 씨는 불길을 피하려고 난간 밖으로 나오다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씨가 119 신고를 한 뒤 난간에서 구조를 기다린 시간은 20여 분. 소방차가 도착한 뒤로도 10분 이상을 기다렸지만, 소방관은 그동안 바닥에 에어매트 같은 어떤 안전장비도 깔지 않아 인명피해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 실제로 화재현장에 있었던 주민 한 사람은 "밑에서 매트리스 깔아라, 소리 지르기도 하고 사람들 웅성웅성하는데도 옥상에서는 남자들이 우왕좌왕하기만 하고..." 라며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소방관은 " 에어매트 까는 것보다 빨리 불을 못 오게 해야... 인원이 한정돼 있잖아요. 물론 매뉴얼 상으로는 에어매트 깔아야 한다고 나왔겠죠"라며 인력부족을 문제삼았다.
하지만 다른 소방관들은 "어떤 재난 현장에서도 인명구조가 가장 우선 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사진-MBC뉴스 캡쳐)
<화재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