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뭐볼까] 겨울잠 깨우는 상큼한 공연들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2009-03-16 뉴스테이지 제공

오락가락하는 날씨는 여전히 동장군의 우세지만 살랑살랑 봄바람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 3월이다. 슬슬 케케묵은 외투는 서랍으로 들어가고 알록달록 간편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눈에 띈다. 설레는 마음에 엉덩이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망상은 저 멀리 시베리아 까지 뻗어 있는 계절. 봄, 봄, 드디어 봄이 온 것이다. 뒤숭숭한 마음을 속 시원하게 달래줄 이 봄과 어울리는 작품을 모아봤다.
- 얼어붙은 관절과 마음을 녹여주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봄에는 역시 춤이다. 동면하는 동물처럼 느릿느릿해 보이던 사람들도 봄에는 근육들 불러 모아 관절에 기름칠 하고 몸을 움직이기 바쁘다. 여기 발레와 비보이의 결합에도 모자라,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까지 더해진 넌버벌 퍼포먼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소개한다. (주)쇼비보이 최윤엽 대표가 2005년 9월 기획, 극본, 연출까지 완성해 내놓은 오리지널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이미 한국뿐 아니라 일본,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 받은 작품이다. 2008년 12월까지 성공리에 홍대 공연을 마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2009년 1월 17일부터 서울 중심부 정동에 위치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겨 오픈 런 공연 중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비보이에게 첫눈에 반한 발레리나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비걸(B-girl∙브레이크댄스를 추는 여자)’이 된다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다. 이 작품은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과 동시에 금세 브로드웨이 장기공연 핫이슈로 부상했으며,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2,050개 참가 작품 중 최고의 작품 선정, 일본 오사카에서 역시 방송을 타고 세계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2009년 2월 28일까지, 재오픈 2009년 4월 18일부터 오픈 런,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 와인 같은 남자, 커피 같은 여자! 뮤지컬 ‘카페인’
따뜻한 계절에 사랑이야기 역시 빠질 수 없다. 뮤지컬 ‘카페인’은 커피와 와인처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랑’과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창의적이고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 바리스타와 와인에 관한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소믈리에의 만남을 다룬 트랜디 로맨틱 코미디다. 국내 창작뮤지컬로서는 유일하게 2인 극의 무대를 선보일 뮤지컬 ‘카페인’에는 감각과 실력을 겸비한 제작팀과 배우들이 함께 한다. 뮤지컬 ‘카페인’에는 작가 겸 연출가 성재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실력파 작곡가 김혜영, 뮤지컬 최고의 음악감독 원미솔 등의 세 사람과 더불어 무대, 조명, 음향 등 국내 최고의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다. (2009년 3월 31일까지, 대학로 라이브극장)
- 봄에는 술이 빠질 수 없죠, 연극 ‘술집’
친구와 지인과 그리고 가족과, 술을 부르는 연극을 한편 본 뒤, 2차로 자리를 옮겨 거나하게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술집(작, 연출 위성신)’이 지난 2월 10일부터 앙코르 연장 공연에 들어갔다.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연극 ‘술집’은 현재 대학로에서 인기 공연을 가장 많이 무대에 올리고 있는 위성신 연출의 작품이다. 대학로 창작 연극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술집’은 ‘주인공 햄릿이 빠진 햄릿 공연이 가능할까?’라는 독창적인 생각에서 출발했다. 또한 이 작품은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관객과 하나 될 수 있는 새로운 극 전개 방식을 도입한 신선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극 중 이벤트에 참여하면 즉석에서 선물을 제공받고, 배우들의 말상대가 되어주면 시원한 술 한 모금과 맛있는 안주까지 맛볼 수 있다. (2009년 3월 29일까지, 소극장 축제)
- 따뜻한 감상에 젖다, 연극 ‘보고싶습니다’
극단 화살표의 대표작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2002년 초연한 이래 10만 관객의 눈물과 웃음, 그리고 쏟아지는 격찬으로 앙코르에 앙코르를 거듭했다. 이 작품은 지고지순한 여자와 주먹을 쓰지만 순정파인 남자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그래서 자칫 고루해 질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보다 신선한 감동으로 전달된다는 것이 연극 ‘보고싶습니다’의 특징이다. 특히 작업에 참여한 정세혁 연출은 그만이 가진 감각적인 무대와 빠른 전개, 상황의 상징적 표현을 사용하여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연출했다. ‘사랑’과 ‘눈물’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작품,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봄날에도 계속된다. (2009년 4월 5일까지, 대학로 허밍스 아트홀)
[뉴스테이지=심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