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 악화 속 기부금은 증가

2009-03-18     백진주 기자
 대기업들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 ’사회 기부금’은 늘어나 기부문화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이 지난해 매출 10조원 이상을 기록한 24개 대기업(금융회사 제외)의 기부금 내역을 집계한 결과 기부금 총액은 7천871억원으로 전년의 7천521억원보다 4.7% 증가했다.

이들 대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총 18조4천933억원을 기록해 2007년의 총 27조7천675억원에 비해 33.4% 격감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07년의 경우 평균 2.7%였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4.3%로 크게 높아져 기업들의 기부의식이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 중 2007년에 비해 기부금이 감소한 곳은 삼성전자, 포스코, KT, LG전자, 대우조선해양, 롯데쇼핑, 한국가스공사 등 7개 회사였고 나머지는 늘어났다.

특히 삼성중공업, SK네트웍스, LG디스플레이는 기부금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한국전력, GS칼텍스, 대한항공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음에도 기부금은 오히려 늘어나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1천389억원의 기부금을 내 조사대상기업 중 기부금 액수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2007년의 1천826억원에 비해 23.9%가 줄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2007년 7조4천25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5.6%가 감소한 5조5천259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4조4천469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20.9%나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2007년의 1천505억원보다 25%나 줄어든 1천129억원이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2007년에 95억원이던 기부금이 지난해에는 10배가 넘는 1천81억원을 기록했고, SK텔레콤도 전년 대비 37.4% 증가한 996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밖에 KT가 전년 대비 12% 감소한 631억원이었고, SK에너지가 90% 증가한 386억원, 현대중공업이 11% 증가한 363억원, 한전이 36.9% 증가한 305억원, 현대자동차가 22.7% 증가한 277억원, GS칼텍스가 27.9% 증가한 265억원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