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콜' 동호회 출범"

소비자 힘 결집..변속기.RPM.연비 대책 촉구

2009-03-26     이경환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경환 기자]GM대우자동차가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개발한  라세티 프리미어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변속기 문제 △정지상태에서 가속시 RPM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거나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는 현상 △ 공임연비 미달 등 결함의 종류도 수가지에 이르고 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인터넷상에 '라세티 프리미어 미션 리콜을 위한 소비자  모임'(http://cafe.naver.com/lapownersclub)이라는 동호회까지 개설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GM대우차.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등 국산 차 뿐 아니라 BMW.푸조.아우디.혼다등 외제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특정 회사의 특정 모델의 특정 기능에 대한 불만이 형성돼 동호회까지 결성된 사례는 드물다.   

현재 이 동호회에 가입한 회원만 1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GM대우 측은 현재 '자체 조사 결과, 극히 정상적인 차량'이라는 말로 일관할 뿐 명확한 원인 파악이나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GM대우는 과거 레조 시동불량과 관련, 문제제기를 한 고객에게만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실시하다 결국 공개 리콜로 전환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GM대우의 '문제 없다'는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게 대다수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동호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을 비롯 국토해양부 등 각종 소비자 단체에 차량에 대한 결함 증명을 의뢰한 상태고 국토해양부 측은  리콜 예비조사에 들어갔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튕김 현상, 주행 중 시동이 갑자기 꺼지는 현상 등 라세티 프리미어 차량에서 발견된 결함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언덕길 후진기어 넣자 앞으로 '주욱~' 밀려
경남 마산에 살고 있는 박 모(30)씨는 지난 달 13일 지인의 소개로  라세티 프리미어 차량을 1600만원에 구입했다.

차량을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 씨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내리막길에서 후진을 위해 기어를 변속하자 갑자기 앞으로 밀리는 듯 싶더니 RPM이 높아지면서 튕기듯 후진을 하는 것이었다.

만약 차량 앞에 누군가 서 있거나 다른 차량이 서 있었더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

불안한 마음에 GM대우 서비스센터를 찾은 박 씨에게 서비스 센터 직원은 '일반적 사항'이라는 말로 일관할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

결국 박 씨는 현재까지 차량을 제대로 이용해 보기는커녕 1시간 반 가량 걸리는 출근길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씨는 "GM대우자동차가 어렵다는 말에 협력사 직원으로서 다른 차가 아닌 라세티 프리미어 차량을 샀는데 이런 피해를 모른 척하는 GM대우의 행태에 화가 난다"면서 "이런 문제는 비단 이 차량만의 결함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GM대우는 하루 빨리 리콜을 실시해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행 중 시동 '뚝'

용인 풍덕천에 살고 있는 정 모(여.30세)씨는 지난 달 2일 GM대우 영업소를 방문해 1300여만원 짜리  라세티 프리미어 차량을 구입했다.

구입 후 1주일 여만인 지난 달 9일 정 씨는 차량을 출고 받았다.

차량을 이상없이 이용해 오던 정 씨는 지난 달 23일 출근을 하던 중 차량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엔진오일 경고등이 켜져 깜짝 놀랐다.

이후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정 씨는 차량을 간신히 갓길로 옮겼다. 고속으로 주행 중이었던 만큼 제 때 차량을 세우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차량을 갓길로 옮긴 뒤 잠시 시동을 끄고 기다렸다 시동을 걸기 위해 다시 키를 돌렸지만 이번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결국 정 씨는 보험회사에  견인차를 요청, 차량을 GM대우 서비스센터로 옮겼다.

차량을 점검한 서비스센터 직원은 "엔진오일을 공급해 주는 일부 부품에서 고장이 난 것 같다"며 부품을 교환했다.

그러나 정 씨는 이제 겨우 300km정도 운행한 차량에서 이런 결함이 발생했다는 것에 불안한 마음이 들고 화도 나 GM대우 본사에  차량 교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상담 직원은 "3차례 이상 같은 고장이 발생해야만 교환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정 씨는 "당시 너무 놀란데다 차량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그 이후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정 씨는 "결함이 있는 제품이 나올 수는 있지만 생산 된 제품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3번 이상 같은 죽을 고비를 넘겨야만 차를 교환해 준다는 것 자체가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 바꾸기 '그만', 자발적 리콜 해야 신뢰 쌓여
특히 올해 1월 중순부터 자동 6단 변속기가 개선돼 출시된다는 정보가 흘렀지만 GM대우 측이 전면 부인하면서 동호회원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직접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변속기가 개선된다는 1월 13일 이후 출고 차량과 그 이전 출고 차량을 두고 비교시승을 실시한 결과 다른 차로 느껴질 정도로 품질의 차이가 났다고 동호회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비교시승이 있은 직후 GM대우 측이 각 영업소마다 '부품 교체를 하지 않았다, 2008년 1월13일 이전 생산된 차량에 대해서 리콜이 아닌 개선조치를 할 것이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입단속'을 시킨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GM대우 측은 기존 초기 미션 장착차량들에 한해서 미션 리프로그램을 비공식적으로 실시했다.

그러나 '라프 미션 리콜을 위한 소비자 모임' 남승수 운영자는 "미션 리프로그램 차량의 경우 TCM 프로그램이 개선된 토크컨버터로 인식하도록 하는 임시방편 조치인 만큼 미봉책이 아닌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면서 "GM대우 측도 변속기 교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부품과 성능상 다르지 않다는 등의 말로 소비자들을 또 한번 기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강제리콜이 아닌 기업 스스로가 고객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자발적 리콜을 원한다"면서 "한 달 먼저 차를 샀다는 이유로 손해를 보는 것은 GM대우를 믿고 차를 산 고객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GM대우 관계자는 "현재 고객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기술팀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조치를 기다려 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