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자 겨냥 새 '캐멀 No.9' 담배 나온다
2007-02-15 연합뉴스
레이놀즈는 향수 '샤넬 No.19'이나 팝송 '러브 포션 넘버 나인' 등을 연상케 해 여성의 취향을 자극하기 위해 새 담배 이름을 캐멀 No.9로 정했다
캐멀 No.9은 담뱃갑에 기존 캐멀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가상인물 '조 캐멀'이나 '올드 조'라는 낙타는 없고 대신 핑크색과 암녹색 등 여성적인 색조를 강조한 것이 특징. 종류는 일반 담배와 박하향 맛 두 가지다.
레이놀즈는 캐멀 No.9 광고에 "독하지 않고 감미로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성용 담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캐멀 담배는 수십 년간 남성 흡연자에게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여성 고객의 비중은 30% 정도로 말보로나 뉴포트 등 다른 경쟁 브랜드의 40∼50%에 비해 크게 낮다.
1968년 필립 모리스가 '버지니아 슬림스'라는 브랜드로 처음 개척한 여성용 담배 시장에서는 지금 레이놀즈의 '카프리'와 '미스티', 벡터 그룹의 '이브' 등도 뛰어들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레이놀즈가 캐멀 No.9을 출시키로 한 것은 "캐멀은 여성용 담배가 아니다"라는 대다수 여성 흡연자의 인식을 바꾸겠다는 의도에서다. 캐멀 No.9 출시를 통해 성인 흡연자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것.
레이놀즈는 캐멀 No.9 개발비로 2천500만∼5천만 달러를 쏟아부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레이놀즈는 미 전역에서 판촉 행사를 펼치는 한편 나이트클럽 등에 홍보용 담배를 나눠주고 할인 구매용 쿠폰도 뿌릴 예정이다.
월가(街) 애널리스트들은 캐멀 No.9 출시가 '쿨'과 캐멀 등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최대 인기 브랜드에 다시 역점을 두려는 새로운 마케팅의 전략의 일환이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여성 흡연 인구를 늘리려는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금연 운동 단체들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 1920년대에 아메리칸 토바코사가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 판촉을 위해 "단 것 대신 '럭키'를 집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트루스(Truth)'라는 전국적인 금연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 레거시(Legacy) 재단'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셰릴 힐튼은 "초록이 동색"이라면서 유방암보다 폐암으로 죽어가는 여성이 갈수록 훨씬 많아지는 게 현실인데도 담배회사들은 여전히 여성을 상대로 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