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만 연체해도 온갖 쌍욕 협박… 대부업체 횡포 극심

2007-02-16     백상진 기자
제도권 금융에 대한 대출 규제로 대부업체들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입금이 조금만 늦어지거나 연체를 하면 수차례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협박’하는 등 횡포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명 연예인이 광고에 출연하는 대부업체들도 사정이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안 모 씨는 TV에 광고하는 ‘러쉬 엔 케쉬’로부터 돈을 빌렸다. 14~15회 정도 내고 나니 원금보다 많아졌다.

그래서 남은 금액을 미리 다 갚으려고 한 2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전화를 시도 때도 없이 걸어와 “당신을 어떻게 믿냐” “찾아갈까” 등 사람 화나게 하는 말만 골라서 했다.

여태껏 잘 갚아왔고 사정이 있다고 이야기하니 “핑계 대지 말라”며 이사람 저사람 바꿔가며 수도 없이 전화를 해댔다. 이게 방송에도 나오는 업체가 할 짓인가 싶었다.

문자도 10~12차례나 왔다. 연체금에 뭐가 뭐가 더 붙어서 더 내게 한다는 등 거의 협박 수준이었다.

안 씨는 “겨우 2일 연체하고 남은 금액을 갚으려고 한 것뿐인데, 이런 꼴을 당하고, 욕까지 먹고, 돈을 주기가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 송 모 씨는 얼마 전 ‘웰컴 크레디트’라는 회사에서 대출을 받았다. 꼬박꼬박 대출금을 이자와 함께 상환하고 있다.

단 3개월 전 상환 일을 3일 정도 넘긴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막 욕을 하고 집으로 전화해 부모님께 대출금을 내놓으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급여일이 바뀌어서 상환 일을 월말로 바꿔달라고 했다. 변경했다고 하더니 지금은 그런 말 들은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이 후 상환일 1~2일 전부터 문자메시지 보내고 전화하고, 당일 아침부터는 전화해서 입금을 독촉했다. 조금만 늦어도 “이딴 식으로 할 거냐”고 시비조로 이야기했다.

송 씨는 “집으로, 회사로 전화올까 불안하기만 하다. 대부업체가 대출사실을 가족 또는 다른 누구에게 알려도 되는 거냐. 고객에게 쌍욕을 해가며 협박할 수 있는 건가. 입금날짜가 다가오기만 하면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대부업체는 무차별 문자전송으로 피해를 주기고 한다.

소비자 이 모씨는 요즘 대출받으라는 문자를 많이 받는다. 한번은 연속으로 3통의 문자가 날아왔다. 전화(1566-6937)를 걸어 전화거부 등록을 했다.

전화거부 등록이 끝나자 또다시 연속해서 5통의 문자가 날아왔다. 도합 8통의 문자가 온 것이다.

이 씨는 “이런 무차별 문자 때문에 다른 소중한 내용의 문자들이 다 삭제되어버렸다”며 “전화거부 등록을 도대체 왜 받는 건지 모르겠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