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이 뭐더라"..검사기관 설립 '흐지부지'
2009-03-25 이민제 기자
멜라민 파동등과 같은 식품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식품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중에 중국에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일부 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칭다오에 정부공인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기로 약속한 8개 업체 가운데 4개 업체가 돈이 많이 든다며 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라민 파동이 불거져 온 나라가 시끌시끌했던 작년 10월 식품공업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외국에 자체 공장이 있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할 때 사전관리를 위해 정부공인 민간검사기관을 중국 등 현지에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같은 약속한 업체는 CJ, 농심, 대상, 롯데제과, 한국야쿠르트, 크라운제과, 오리온, SPC 등 8개 기업이다. 이들 중 CJ, 농심, 대상, 롯데제과를 빼고 모두 설립비용이 많이 든다며 난색을 표시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이들의 약속만 믿고 이 방안을 덜컥 발표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보건복지부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꼴이 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멜라민 파동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는 해외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겠다고 온갖 호들갑을 떨다가 사태가 가라 앉자 딴소리를 하고 있어 난감하다"며 "이들이 또 비슷한 위기 사태가 터지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