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야스키 오브레임 판정승.. 간신히 체면 살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디펜딩 챔피언 레미 본야스키(33, 네덜란드)가 앙숙 알리스트 오브레임(29, 네털란드)을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승리를 거뒀다.
본야스키는 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in 요코하마' 메인이벤트에서 알리스트 오브레임을 판정으로 제압하고, 간신히 체면을 살렸다.
오브레임은 지난 연말 바다 하리를 입식타격으로 제압하면서 격투팬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던 장본인이다.
헤비급으로 증량한 후 나선 오브레임의 파워에 채찍 로킥 바다 하리조차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 때문에 본야스키로서는 바다 하리와의 악연을 직접적으로 끊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일단, 오브레임과 일전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둘은 경기 전부터 치열한 장외 설전을 벌여왔다. 지난해 K-1 월드그랑프리 결승전에서 바다 하리의 스텀핑 킥에 반칙승을 거둔 본야스키를 두고 오브레임은 "연기자"라고 꼬집었고, 본야스키 역시 갑자기 체중을 증량한 오브레임을 두고 "도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다.
바다 하리를 사이에 두고 악연을 이어간 둘은, 링 위에서 감정 싸움을 제대로 벌였다. 경기 전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맞붙은 둘은 인상을 쓴 채 링에 올랐다.
1라운드 초반은 오브레임의 파워가 빛났다. 종합격투기의 색깔을 벗지 못한 탓에 오브레임의 움직임은 다소 어색했지만, 파워를 앞세운 압박은 대단했다. 본야스키 역시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만큼 초반 가드를 단단히 올린 채 오브레임의 칼날을 파악했다.
일단 1라운드를 탐색전으로 보낸 양 선수는 2라운드부터 본격적인 공방을 벌였다.
오브레임은 적극적인 전진 스텝으로 클린치 후 후속공격을 시도했고, 본야스키는 이를 떼어놓기 위해 애를 쓰면서 한 순간의 틈에 하이킥을 시도하는 등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브레임이 파워를 앞세워 접근전을 시도, 가드 위로 해머 펀치를 퍼붓자 본야스키도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승패는 3라운드에 가서야 판가름 났다. 초반부터 달려들어와 메쳐버리는 오브레임의 막무가내 전법에 휘말려 고생한 본야스키는 한 순간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오브레임의 턱에 니킥에 라이트훅을 적중시켜 첫 다운을 빼앗아냈다.
오브레임은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어선 후 클린치로 일관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결국 어정쩡한 경기를 펼쳤지만, 라운드 종료 후 심판진은 한 차례 다운을 뺏어낸 본야스키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