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석달 지연 뒤 또 '석달만 더 참아'"

2009-04-09     백진주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3개월간 업데이트 안되는 내비게이션 이용하다 온갖 스트레스를 다 받았는데 이제 다시 3개월을 더 기다리라니...소비자가 봉입니까?"

IT기기 전문업체인 디지털큐브가 내비게이션의 맵 업데이트 서비스를 중단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 독산동의 최 모(여.35세)씨는 약 1년 6개월 전 홈쇼핑 특가전을 이용해 아이스테이션 T43을 풀 옵션으로 69만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지난 1월 5일 이후 맵 업데이트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았다. 그러나 홈페이지에서도 이와 관련해 아무런 공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2달여가 지난 3월 초순경 같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회사동료로부터 ‘맵 제공 회사가 부도났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인터넷에서 관련 카페를 찾은 최 씨는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 

 

얼마 전 이미 내비게이션의 잘못된 안내로 고속도로 주행 중 엉뚱한 곳으로 진입, 뜻하지 않은 고생을 경험했던 터라 카페 사람들의 고충에 더욱 공감이 갔다.

하지만 한 달 후 회사 측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거란 소식에 참고 기다렸다. 그러나 서비스중단 3개월을 훌쩍넘긴 지난 4월 2일 업체가 발표한 내용은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 검토 중이니 2~3개월 더 기다리라’는 내용이 전부였다.

더이상 업체를 신뢰할 수 없었던 최 씨가 고객센터로 민원을 제기하자 담당자는 “우리도 부도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정상사용 지연에 대한 보상에 관해 묻자 “보상을 하려면 해당 모델을 사용하는 모든 고객이 대상이 되어야 한다. 아직 보상관련 내용은 결정된 바가 없으며 전 직원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협의 진행여부를 묻자 “내부적인 사정을 모두 공개할 순 없다”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두루뭉술한 답에 화가 난 최씨가 “아이스테이션이란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입했지 맵 회사를 믿고 제품을 구입 했겠냐”고 묻자 “Curro Map인지 알고 구입하지 않았냐”고 답해 최씨를 더욱 기막히게 만들었다.

최 씨는 최근 회사 앞에 생긴 버스중앙차선이 맵에 업데이트 되지 않아 중앙선을 침범하는 U턴 안내로 인해 자칫 큰 사고가 될 뻔 한 위험을 경험하기도 했다.

최 씨는 “맵 정보가 정확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인데  소비자에게 기다림만 강요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응태도를 봐선 앞으로도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디지털 큐브 관계자는 “1월부터 Curro Map 업데이트가 중단된 후, 신속하게 조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새로운 맵 업데이트 제작사와 개발 및 계약에 대한 협의문제로 시간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전 맵 제작사가 합병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 자사뿐 아니라 여러 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데이트 지연에 따른 보상에 대해 묻자 “소비자가 새 제품 보상을 원한 것으로 알지만 사실상 처리가 어렵다. 소비자와 연락해  최선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