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로몬'비닐'피자"..'회수먼저"vs"보상먼저"

2009-04-13     이민재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 미스터피자의 오븐스파게티에서 비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지만 업체와 소비자간 불신이 쌓여 마찰을 빚고 있다.

 

소비자는 부실한 주먹구구식 사후관리를 지적하고 업체는 이물질을 확인하기도 전에 보상만 요구한다며 반발, 보상도 원인규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울산시 반구2동의 소비자 윤 모(남.35세)씨는 지난달 31일 여동생 집에서 미스터피자의 피자와 오븐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오븐스파게티를 다 먹은 윤 씨는 용기 밑바닥에서 엄지손가락보다 굵고 긴 비닐 조각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븐에서 고온에 조리된 스파게티에 비닐이 들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고온에 노출된 비닐은 환경호르몬등 여러 건강 유해물질이 배출될 수있기 때문.무엇보다 함께 먹은 어린조카의 건강상태가 걱정됐다.

즉시 주문매장에 항의하니 "다음에 주문할 때 사은품을 주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매장과는 대화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본사 고객센터에 통보하자 "스파게티를 환불하거나 교환해주겠다"고 안내했다.

윤씨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는데 건강에 대한 걱정 한마디 없이 태평스럽게 환불을 안내하는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윤 씨가 "본사의 규정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회사측은 "해당지점에서  방문해 이물질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윤 씨는 업체에 자신의 집이 노출되는 것이 염려돼 "여동생의 집에서 주문했고 이물질도 들고 나왔다"며  거절했다. 또한 증거물 폐기를 우려해 이물질 회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점장이 여동생 집을 방문했고 화가 난 윤 씨가 본사 고객센터에 이의를 제기하니 "방문해서 사과드리려 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대화가 오고가던 중 또 다시 보상 쪽으로 화제가 흘렀고 상담원은 "피자 값도 환불해주겠다"고 말했다.

윤 씨가 "규정도 없이 얘기가 길어질수록 규모가 커지냐? 확실한 보상규정을 얘기하라"고 다그치자 1만6500원 상당의 VIP쿠폰을 제시했고, 이내 2장으로 늘어났다.

황당한 보상절차에 윤 씨는 "협박범도 아니고 어떻게 얘기를 할수록 보상금액이 높아지냐?.유해물질이 나왔을지도 모르는 데 병원 검진은 왜 안내도 안하냐?"라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담당자가 전화해 "이물질을 수거하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지만 비닐로 추정된다.검사업체에 확인해보니 아무런 이상이 없다. 걱정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비닐이 오븐에서 열처리 됐는 데 이상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돼도 해당금액 환불이 고작이라 계속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고객이 보상을 해주기 전에는 이물질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 실태 파악조차 힘들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라온 제보사진을 보고 처음으로 이물질을 확인했다"며 "미스터피자의 스파게티에는 사진과 같은 톱니모양의 비닐포장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물질을 회수하고 정확한 성분검사를 해야만 알수 있다"라며 "이물질을 확인도 못한 상태에서 보상부터 요구하는 소비자 때문에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