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OB맥주'짝사랑'?..박문덕"깨져라~깨져"
롯데그룹이 오비맥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탐이 나기는 많이 나는 데 상대가 너무 배짱을 부려 몸이 후끈 달아 오른 모습이다.
롯데는 14일
오비맥주 인수대금이 2조 원을 웃돌면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말을 흘렸다. 가격이 맞으면 사고 싶다는 강력한 희망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인 AB인베브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잇다. 최소한 2조5천억원, 경우에 따라서는 3조 원을 내지 않으면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적자를 내는 것도 아니고 '주당 공화국' 맥주 시장을 하이트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싸게 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속이 바짝바짝 타고 있는 롯데그룹측은 14일 언론에 '2조원이하'를 마지노선으로 슬쩍 흘렸다.
오비맥주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8천만원이 넘는다는 사실까지 귀뜀하는등 흠집을 내고 매물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8천만원은 롯데그룹 이사대우 초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롯데그룹 임금 수준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꼽히고 있다.
여의치 않으면 독자적인 맥주회사 신설방안도 검토중이라는 으름장도 되풀이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이것을 엄포로 보고 있다. 두 개 회사가 맥주시장을 양분해 빡빡하게 장사를 하고 있는 구도에서 롯데가 또 하나의 맥주 회사를 만들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짠돌이'로 통하는 신격호 회장과 아들 신동빈 부회장(사진 오른쪽), 그 밑에서 주판알을 튕기는 '청지기' 이인원 사장(정책본부 부본부장)이 이런 배팅을 하지 않을 것이 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편 하이트맥주는 이들의 심리전, 장기 게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회장은 제발 롯데가 인수를 하지 않거나 못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롯데가 두산소주 '처음처럼'에 이어 오비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진로''하이트'vs'롯데소주''롯데맥주'의 태그매치가 불가피해 '쌍코피'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문덕 회장(사진 왼쪽)은 오기와 깡으로 유명한 경영인이다. 신동빈 부회장이 오비맥주를 인수하면 소주와 맥주 시장에서 한판 붙겠다며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