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여성 소비자와 공연문화 (2)

2009-04-28     뉴스관리자

본 기사는 왜 여성관객이 공연장 관객의 단독적 주류로 우뚝 서게 되었으며 이들이 공연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소비자’로써의 여성관객이 가지는 한계와 ‘향유자’로 가기 위한 대안, 마지막으로 공연장의 ‘뻘쭘한 존재’가 되어 버린 남성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 공연문화의 주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

- ‘~족’들의 지갑을 열어라!
그렇다면, 어떤 여성들이 공연을 구매하는가. 여성이 사회의 영향력 있는 주체, 그리고 문화산업의 강력한 소비주체로 성장함에 따라 ‘~족’의 이름으로 여성 집단을 파악하는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찍이 공연예술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분석한 보물(Baumol)과 보웬(Bowen)은 높은 교육 수준이나 소득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예술 참여에 적극적임을 통계로 밝혀낸바 있다. 위에서 제시한 ‘~족’들은 공통적으로 이와 같은 조건에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콘트라 섹슈얼족, 골드 미스족, 헤라족, 나우족은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 또한, 20대의 싱글 여성은 물론, 30~40대의 중년여성이나 결혼 후의 주부들까지도 영향력 있는 소비 주체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족’은 남성에 뒤지지 않는 능력과 지위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에 적극적이고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한다. 이들은 각각 공통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 여성의 집단 별 라이프 스타일은 소비자 분석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소비자를 세분 시장으로 나누고 이에 맞는 마케팅 믹스를 개발함으로써 공연장, 기획사 등이 효과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게 해준다. 위의 ‘~족’들은 공연시장의 주요한 마케팅 타겟이 된다.

- 여성을 타켓으로 삼은 공연 분석
실제 공연 시장은 얼마나 여성 소비자를 의식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서울연극센터에서 발행한 ‘대학로 문화지도’(2009년 2월)에 수록된 공연들을 토대로 여성을 타케팅한 공연, 혹은 여성의 마음을 끌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공연들을 살펴보았다.

총공연수 165개 단, 난타(강남, 정동) 난타(문화체험 강남, 정동) /어린이 난타, 어린이 난타 체험전/ 2009 점프, 점프/ 드로잉쇼 63씨티 드로잉쇼 는 각각 1개씩만 계산
중복된 항목을 가진 공연
김종욱 찾기, 신행진 와이키키, 광수생각, 그 남자 그 여자, 화장을 고치고, 클로져, 돌아서서 떠나라, 민들레 바람 되어, 마이 퍼스트 타임, 리타 길들이기총 10개


생각보다 높은 아동극의 비율이 눈에 띄었다. 아동극의 실 소비자는 아동이 아니라 아동을 둔 어머니이므로 이것 또한 여성을 타겟팅한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총 165개의 공연 중 아동극이42개로 25.5%, 약 1/4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성인극중에서 여성을 타겟으로 삼았다 싶은 공연들을 항목별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여성은 감성을 자극하는 사랑이야기에 끌린다. 이미 장르화된 로맨틱 코미디를 비롯, 남녀 간의 사랑에 관한 총 19개로 15.4%를 차지한다. 여성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무엇이 뜨고 있고, 무엇이 대세인지가 공연의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성들의 관심을 끄는 트랜디한 요소를 공연에 삽입한 공연들이 눈에 띈다. 첫 번째, 트렌드 세터(trend-setter)라고도 불리는 연예인이 나오는 공연에 여성들은 열광한다. 여성들은 유명연예인이 출연사실하나 만으로도 공연을 관람할 충분한 이유를 찾는다. 대니 안 주연의 <클로져> 김수로 주연의 <밑바닥에서>등 총 12개(9.8%)의 공연에서 유명연예인이 출연하고 있다. 두 번째, 이미 성공이 입증된 영화, 책등 타장르의 인기콘텐츠를 차용하기도 한다. 여성은 트렌디한 요소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들어보았으며 더 큰 브랜드적 가치가 있는 제목에 눈길이 끌리기 마련이다. 동명의 만화책을 원작으로 하는 <광수생각>이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닥터 이라부>등 총 6개(4.9%)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여성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 끌리기 마련이다. <아줌마가 떳다>, <친정엄마와의 2박3일>, <마이퍼스트 타임>, <내 마음속 작은 풍선>등 여성이 공연의 주된 내러티브로 등장한다. 이와 같은 공연들은 총 7개로 5.7%를 차지한다. 특히 <친정엄마와의 2박3일>의 제작사 아이에이치큐는 16일 “폐막을 3주 앞두고 남은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면서 “당초 내달 1일 막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의 요청이 잇따라 내달 3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관객 중에서도 모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사례이다.

[뉴스테이지=강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