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12년산 팔다가 돈도 못받고 봉변…"

업소 "라벨 덕지덕지 붙어 오해받아" 회사측 "법적으로 문제 없다"

2007-03-02     강은미 소비자
대전시내에 있는 조그만한 바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여 글을 올립니다.

사건은 지난주말 손님들이 몰려오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팀이 발렌타인 12년산을 드셨습니다. 500ml짜리 1병과 375ml짜리 2병입니다. 조그만 바인지라, 양주를 시키신 분들은 저희에게 큰 손님이었지요.

일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손님과 대화중 손님이 발렌타인 12년산 병 뒤에 있는 스티커를 뜯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농담을 하며 쓰레기 나온다고 웃고 떠들고 있을때쯤, 그 손님이 다른 손님들이 계신 가운데 "뭐 이따위 가게가 있냐"면서 큰 화를 내시는 겁니다.

어이가 없는 저희는 "왜 그러시냐"고 되물었더니, 병 뒤의 스티커를 보여주시더군요.

병 뒤의 스티커는 여러 장으로 티 안나게 겹쳐서 붙어있었고, 겹겹이 붙어있던 스티커에는 할인매장용, 음시점 판매불가 등 글귀가 적혀있는 겁니다. 3병 모두가 똑 같았습니다.

저희 또한 어이가 없었고, 우선 손님의 흥분을 가라않히기 위해 "죄송하다"는 말밖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주류 도매장을 통해 양주를 받아왔지만 이런 일은 없었고 의심하지도 않았습니다. 병 뒤의 스티커는 일부러 떼지 않으면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손님은 더 없이 화를 내면서 "이런 걸 내놓고 판매를 할 수 있느냐"고 하더니 앞에 있던 바텐더에게까지 모욕을 주고, 계산도 하지않은채 가게를 나갔습니다.

도매상으로부터 술을 사서 손님에게 파는 건 당연지사이지요. 그래서 그 쪽에 보상 문의를 했습니다.
주류회사측 직원이 사과를 했지요.

그런데 중요한건 주류회사측은 잘못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발렌타인측과 해결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주말인 끼인 지라 토요일, 일요일이 지나 발렌타인 측과 주류 측이 가게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사람의 실랑이 끝에 발렌타인 측이 오히려 더 당당하게 말을 하더군요.

"세무소에 신고를 해도 법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다. 스티커가 잘못 나와 여러장이 붙여진 것이다. 괜찮다"는 말과 함께 자기돈으로라도 같은 술을 사서 배상을 해준다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러면 애초에 스티커가 병에 새겨진 것도 아니고, 출시를 했을 때에 '할인매장용'이라는 스티커를 떼어버리고 영업장에 왔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최소한의 정중한 사과라도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발렌타인 측은 오히려 당당해하며 신고를 하려면 하라는 말을 던지더군요!

이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지 뭡니까? 어떠한 배상의 요구가 아닌 최소한 의 정중한 사과만이라도 바란 것인데, 이런 식으로 나오는 발렌타인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저희는 이 일이 있은 후 장사도 안되고 이상한 소문까지 퍼져 가게 가게꼴이 말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는 큰 일이고 큰 회사에는 아무 일도 아닙니까?

다시한번 말을 하지만 발렌타인 당신네들! 사람이라면 정중한 사과만큼은 해야 사람의 도리가 아닌가요?

아무일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당신네들에게는 양심이란게 있습니까?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하여 이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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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진로발렌타인 관계자는 "해당직원들을 불러 조사해보니 유흥제품용(업소용) 재고가 떨어져 할인매장용 라벨을 붙여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렌타인 12년산은 국내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영국에서 OEM방식으로 들여오는 제품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양주는 라벨을 바꿔 공급해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손님에게서 돈을 못받은 술값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발렌타인 12년산 3본을 갖다 줄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