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임달식 주먹다짐은 필연? 그들의 묘한인연 눈길~
허재(44) 전주 KCC 감독과 임달식(45) 안산 신한은행 감독의 인연이 묘하다.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스포츠토토 한국농구대상 시상식장에서 행사장에 들어서려던 허재 감독이 문 앞에 서 있던 임달식 감독을 보고는 "안 들어가?"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임달식 감독은 "어, 우리 순서 다 끝나서 먼저 가려고..."라고 답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1991년 3월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최우수팀결정전 2차전 기아자동차와 현대전자 전에서 둘은 주먹다짐을 벌여 허재 감독은 자격정지 6개월, 임달식 감독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두 사람은 지금도 그때 얘기만 나오면 미간을 찌푸리며 "다 지나간 얘기를 뭐하러 하느냐"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번 시즌을 통해 둘은 또 한 묶음이 됐다.
허재 감독은 남자농구, 임달식 감독은 여자농구를 평정했고 나란히 남녀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아 올해 열리게 될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도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남녀 농구에서 국내 최장신인 하은주(26.202㎝)는 신한은행 소속, 하승진(24.221㎝)은 KCC 소속인 것도 흥미롭다. 이른바 '하남매'를 각각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둘 다 코치 시절 없이 바로 감독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것도 똑같다. 허재 감독은 원주 TG 시절 플레잉코치를 하긴 했지만 선수 쪽에 비중이 컸고 은퇴 후 미국에서 연수를 하다 2005년 5월에 KCC 감독에 올랐다.
임달식 감독은 "예전에 젊었을 때 경기를 하다가 일어난 일은 다 지나간 얘기"라며 "잠깐 안 좋은 인연이었지만 나란히 남녀프로농구를 우승하면서 이제 앞으로 둘 다 좋은 인연으로 가는 과정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