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바퀴벌레 알, 고무, 비닐이 식품원료?"

일동후디스, 롯데제과, 동서식품등 대기업 제품서 줄줄이 나와

2007-03-06     최영숙 기자
고무, 벌레, 비닐 조각, 바퀴벌레 알….

쓰레기 처리장에서나 나올 법한 각종 이물질들이 유명 대기업 식품에서도 끊임없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식품 위생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식품회사는 소비자가 이물질이 든 제품을 먹고 병원 신세를 지지 않는 이상 해당 회사 제품 몇가지로 보상하는데 그치고 있다.

원인규명과 대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을 이해시키고 덮기에 급급해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식품 속 이물질은 제조과정에서의 관리부실로 대부분 발생하므로 보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 박모씨는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를 딸에게 3개월 가량 먹이고 있다. 그런데 2주전쯤 분유에 사용하는 스푼을 거저 수건으로 닦던 중 시커멓게 묻어나는 먼지를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간 뒤 며칠전 새 분유를 뜯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스푼을 닦자 또 스푼에서 시커먼 먼지가 묻어나왔다.

박 씨가 일동후디스에 항의하자 직원이 찾아왔다. 그 직원은 "주석이 묻어 나온 것이다. 인체에 해가 없다"며 닦아서 먹이라고 했다.

박씨는 "일동후디스측의 말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소비자보호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소비자 김 모 씨도 일동후디스의 분유를 아이에게 먹이던 중 비닐 조각이 나왔다. 김씨는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한다"며 지난달 26일 소비자보호원에 사진과 함께 글을 남겼다.

소비자 고 모씨는 지난달 초 롯데제과의 '드림코코아'를 구매했다. 원형통 안에 초콜릿이 들어 있는 제품이다.

몇개 남지 않은 초콜릿을 먹으려고 통 속을 들여다보던중 기겁을 했다. 바퀴벌레 알을 발견했다.

소비자센터에 신고한 뒤 해당 회사 직원과 통화를 했다. 직원은 "식품이라 벌레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고씨가 강하게 항의하자 다음날 롯데제과 직원이 과자 한상자를 들고 찾아왔다. 문제의 제품을 건내 주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이 후 연락이 없었다.

고씨는 "롯데제과에서는 진심 어린 사과도, 원인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비자 윤 모 씨는 동서식품의 핫초코 '미떼'를 구입해 먹던 중 입에서 뭔가를 씹었다.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뱉자 벌레가 나왔다. 윤씨는 구토와 함께 하루 종일 밥을 먹지 못했다.

이 회사에 항의하자 직원이 찾아왔다. 하지만 사과 한 마디 없이 "건조식품인데 팔다리가 붙어있다"며 "보상은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윤씨는 "아직도 내 입속에 벌레 다리가 끼여 있는 듯하다. 직원의 태도에 더 화가 난다"며 한 한 소비자단체에 신고했다.

또 소비자 추 모 씨는 얼마전 평소 즐겨 먹던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을 다량으로 구입해 먹던 중 까만색 이물질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초콜릿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니 고무였다.

추 씨는 "대기업에서 만드는 식품이 어떻게 이 정도로 비위생적일 수 있느냐"며 같은 소비자단체에 지난달 27일 고발했다.

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국 이남희 팀장은 "식품의 변질은 유통상의 문제이지만, 식품 속 이물질은 제조과정에서의 관리부실로 대부분 발생되고 있다. 기업들이 보다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