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을 펀드로 속여 판매~서명도 가짜"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성승제 기자] AIG생명 설계사가 10년 이상 납부해야 하는 변액보험을 2년만기 펀드 상품이라고 속이고 소비자를 가입시킨 뒤 서명마저 제멋대로 기재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장 모(29,여) 씨는 작년 5월 말 서울 도곡동에서 홀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게 사장의 남자친구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장 씨가 2년 후 이사를 위해 여유자금 500만원을 은행에 넣어두고 있다고 하자 AIG생명 설계사인 가게 사장의 남자친구는 AIG 보험상품에 넣어 2년 만기를 채우면 은행보다 2~3배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고 가입을 권유한 것.
장 씨는 처음에는 다른 보험사 변액보험에 가입해 엄청난 손실을 보고 해지한 경험이 있어 정중히 거절했지만, 설계사는 그 보험과는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수 차례 장 씨를 집요하게 설득해 결국 매달 30만 원을 납부하는 'AIG 아이인베스트변액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4개월이 지난 작년 9월 장 씨는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상품을 알아본 순간 깜짝 놀랐다.
과거 변액보험에 가입한 뒤 큰 손실을 보고 해약한 상품과 이름만 다를 뿐, 10년 이상 납부해야 하는, 말 그대로 과거와 똑같은 변액보험이었던 것. <사진캡처=YTN>
오히려 이전 변액보험상품과 비교, 사업구상비와 특약비, 위험부담비 등이 추가돼 납부액이 더 높다는 불리한 차이점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펀드로 변경하려면 해당 설계사에게 연락을 해야한다'는 엉뚱한 답변만 돌아왔고 설계사는 사과는 커녕 이후로 단 한 번도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어이없는 장 씨가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계약서를 확인한 순간 또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상품이 변액보험이라는 내용과 납부한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안내한 '보험 주계약 내용 확인란'을 설계사가 제 멋대로 사인한 것.
이 때문에 장 씨는 사업구성비와 특약비, 위험부담비가 추가된다는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최종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 셈이다.
여기에 AIG생명의 '굼벵이' 민원처리는 장 씨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장 씨가 우선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콜센터에 연락했지만, '처리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전화 한통없이 나몰라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 씨가 전화하면 매번 담당자가 바뀌어 똑같은 내용을 상담원들에게 반복 설명해야 했다.
그는 "수 개월 동안 민원실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어떻게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처리를 안 해주는지 정말 기가 막히다"면서 "AIG생명이 돈을 떼어 먹으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간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올해 초 2년간 모은 돈으로 서울 쪽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결국 돈을 찾지 못해 경기도로 이사를 했다. 현재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차비와 엄청난 시간을 잘못 가입한 보험 상품 때문에 모두 허비하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AIG생명 관계자는 "최종계약서에 장 씨가 직접 서명한 것은 모든 내용을 인지하고 파악했다는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확인란 게재 등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최종 서명에 대해서는 따로 유선전화를 통해 재확인 했다"면서 "무엇보다 설계사가 상품 설명서를 근거로 정확하게 설명을 했기 때문에 변액보험 상품 변경이나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민원접수건에 대해서는 "작년 9월 고객이 제기한 민원은 이미 접수가 됐고 답변서는 우편을 통해 집으로 발송했는데 아마도 고객이 미처 확인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 씨는 "집을 이사해 아무런 우편물도 받지 못했다. 보험회사라면 당연히 고객이 이사를 갔는지 혹은 우편을 잘 받았는지 확인 전화 한번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어떻게 수 개월 동안 연락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단 한번도 연락을 안할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