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VI체험기>안락함과 파워풀의 앙상블

2009-05-21     김용로 기자
 
 
- 세계적인 대형 세단과 맞설 셋팅
 
- 엔진 성능, 제동력, 주행 안정감, 핸들링 goooood
 
- 크롬 장식은 '뱀의 다리'(?)
 
 
현대자동차가 '진정한 명성'(True Prestige)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선보인 럭셔리 대형 세단, '에쿠스 VI'
 
아반떼HD로 꿈틀거린 현대자동차의 역동성은  NF쏘나타, 그래져TG로 이어져 오면서 급탄력을 받고 있다. 이후 이어진 CM싼타페, 베라크루즈,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는 국내서보다  북미에서 더 큰 호평을 받고 있다는 희소식이 속속 날아오고 있다.
 
한국 자동차 회사에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터닝포인트를 돌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진정한 명성'을 떨치고자  마음먹고 선보인 차가 '에쿠스 VI' 다.
 
현대자동차가 과거 Japanese Style로 일본 차량과 맞승부를 건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 선보인 신형 에쿠스는  기존 Japanese Style에 European Style을 상당 수준 가미한 느낌이 든다.
 
차량의 셋팅에서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현대의 도전 정신과  결실이 느껴지게 한다. 렉서스 LS46에 비해 전혀 꿀림이 없는 셋팅이다. 다만  옥에도 티가 있다고?  디자인 부분의 의욕이 너무 지나쳐 과유불급의 느낌을 갖게 한다면 필자의 지나친 편견일까?
 
너무 많은 크롬 장식이 중후하면서도 날렵한 몸매의 매력을 반감시킨 점이 못내 아쉽다.
   

  
이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하기위해 서울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속초를 다녀왔다.
 
속초로 갈 때는 국도만 고집했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동해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를 갈아타면서 테스트를 하였다.
 
구비구비 커브 길에 수없이 반복되는 국도와 긴 언덕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고속도로는 이 차량의 셋팅 정도를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이제부터 이 차량의 전반을 훑어보기로 하자.
 
 
◆ 실내외 디자인
 

  
서두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제네시스와 신형 에쿠스는  Japanese Style이었던 현대자동차의 스타일이  European Style과 가미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습관처럼 익숙하게 대해온  디자인이 아니라서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바디라인은 상당히 세련된 느낌을 준다.
 
제네시스에서 에쿠스로 넘어 오는  패밀리룩의 디자인에 좀더 대형화된 바디라인은 크게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너무 멋을 내려다 눈에 띄이게 되는 크롬 몰딩은 어느 정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우드핸들의 색상도 좀더 차량의 품위에 맞게 매칭되었으면 싶다.
   





  
◆  성능
 


 
성능에 대해서는 아무 사족없이 칭찬하고 싶다. 그 동안 개발한 현대자동차의 모든 기술이 집적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나무랄데가 없다.
 
제로백(정지 이후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 성능이나 고속 주행 능력 모두 훌륭하다.
 
제로백 성능은 성인 두명이 탑승하고 스탑워치로 측정한 결과 6.5초 정도 나왔다.
 
시속 100km를 넘어 거침없이 고속으로 치달으며 다다른 속도는 시속 250km.
 
메이커에서 설정한 최고속 제한으로 인하여 4,500rpm 정도에서 시속 250km. 그 이상 달리고 싶어도 계기판은 멈추어선다.
 
과거 출시된 에쿠스가 권위주의적 디자인에 가속이 더딘 일명 '2열 회장님 버전'의 차량이라면 신형은  유럽형 대형 세단의 스포티 함이 가미된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엔진음, 배기음 등이 정숙하고 노면 소음과 풍절음마저도 제어가 잘 되어 있어 조용한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욕구를 100% 충족했다. 반면 벤츠 차량처럼 성능에 걸맞는 음색이 잘 표출되는 차량이 아니어서 약간은 싱거운 '아메리칸 커피'를 마시는 기분, 강렬한 메탈 음악을 들으면서 '알콜 없는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엔진은 세계 10대 엔진인 '타우 엔진'의 성능을 몸으로 실감하기에는 충분하다. 
 

 
◆  승차감과 주행 안정감
 
과거 에쿠스의 승차감을 표현하자면 위에 언급한 그대로 2열에 탄 회장님을 위한 서스펜션 셋팅의 차량이다.
 
빠르지 않은 가속력으로 2열의 동승자가 관성력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하면서 푹신하면서 안락한 승차감을 갖게 하는 셋팅이었다.
 
신형 에쿠스는 과거 버전과 다른 탄탄함이 존재하면서도 승차감이 살아있어서 성능 부분과 더불어 승차감 및 주행 안정성도 칭찬할 만하다.
 
 
빠른 가속과 고속 영역에서도 푹신한 느낌이 들고 좌우 롤링이나 전후 피칭에서도  경박스럽게 작용하지 않는다. 
 
신형 에쿠스의 쇽업소버(일명 쇼바) 스트로크는 벤츠 S500에 비해 긴 편이어서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준다.
 
특히 쇽업소버, 스프링, 스태빌라이져, 휠, 타이어 등의 전반적인 셋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안락한 승차감과 안정적인 주행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아래 도표를 한번 참조해 보자.
    
   
과거 에쿠스나 그랜져TG, NF쏘나타 차량은  위 도표의 오른쪽 사진처럼 고속 선회시 차량이 원심력 방향으로 상당히 기울어지는 느낌을 운전자가 느끼게 된다.
 
이러한 서스펜션 셋팅은 고속 코너링 시 차체 전체가 극단적으로 치우치기에 아무리 좋은 성능을 지녔다고 해도 운전자가 움찜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제네시스나 신형 에쿠스의 경우, 위 도표의 왼쪽 사진처럼 고속 선회 시에도 무게 중심이 차체 중앙에 있어  좌우  롤링 폭이 적다.운전자는 안정감을 느끼면서 커브 길을 돌게 된다.
 
이러한 성능은 서스펜션 셋팅의 조화로움에서 나온다. 여기에 주행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에어 서스펜션이 기여하는 점도 크다.
 
국산차중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 외제 차량으로는 벤츠 S500, 렉서스 LS460차량이 이러한 셋팅을 갖췄는데 그중에서도  벤츠 S500은 좀더 타이트한 셋팅을 한 반면 나머지 차량은 상대적으로 좀더 승차감을 살리는데 주력한 느낌이 든다.
 
 
다만  조금 아쉬운 대목은 타이어 셋팅 부분이다.
 
에쿠스에 적용된 245-50-R18 타이어는 전반적으로 나무랄 것은 규격은 아니지만, 차량 성능에 비해 급박한 상황에서 잡아주는 접지력이 충분하지 않아 종종 컨트롤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다.  고속 급선회나 고속 주행 중 급제동시  보조적으로 잘 제어해 주다가도 마무리에서 종종 제어가 완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타이어의 퀄리티가 좀 더  보완된다면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기타 성능 (핸들링, 제동력 등등)
 
제동력은 상당히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다.예전 베라크루즈는 고출력의 차량임에도 제동력이 아쉬웠던 차량이다.
 
반면 신형 에쿠스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아주 인상적인 셋팅을 갖췄다.
 
대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빠른 가속력과 고속 주행,고속 선회력을 훌륭히 소화해 내면서 급제동시 동승자들의 관성력과 불안감을 덜 느끼게 해준다.  급격한 변화 없이 짧은 제동거리로 부드럽게 멈추어 선다.
 
또 급제동시 차량 바디 전체가 수평을 유지하면서 살짝 내려앉는다.  약간 몸이 쏠리는 부분은 안전 벨트가 능동적으로 작동하며 잡아주어 컨트롤해준다.세련된 제동력이다.필자가 신형 에쿠스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대목이기도 하다.
 
핸들링은 그 동안 현대자동차가 렉서스에 비해 한 수 아래라는 인상을 주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체험한 에쿠스는 미세한 차이지만 스티리어링휠(일명 핸들)의 작동성과 반응성이 '렉서스 LS460 < 에쿠스 < 벤츠 S500' 순서로 느껴진다.  신차 셋팅에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하는 현대차가 세계의 명차들과 겨뤄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점에서 핸들링의 우위는 상당한 소구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 편의 사양 및 옵션
 
 
운전자 정보 장치인 DIS는 지문 인식 기능이 있는 아우디의 MMS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발전되어 있다.

'조그셔틀' 하나로 차량 전반의 공조 시스템, 네비게이션, 오디오, 서스펜션 조절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편의 장치를 한 곳에서 제어하는 장점은 있지만 실제 사용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편리하지 않았다.
 
한가지 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해 메인스크린을 보면서 조그셔틀을 움직여야 하는데, 차라리 터치스크린이나 스위치로 한번에 컨트롤 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특히 네비게이션 주소를 입력할 때 조그셔틀로 일일히 자판을 찾아가며 입력시켜야 하는 부분은 짜증이 났다. 

BMW에서 'I-Drive'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도한 이러한 통합형 시스템은 많은 혹평을 받았지만, 고집스럽게 사용되었고 아우디 등 타 업체에서도 이를 조금씩 보완하면서 적용하였는데 현대도 이런 유행을 따랐다.
 
실제 사용하는데 편리하지 않은 이같은 장치가 왜 계속 세계 각국의 명차에 장착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러 옵션들중 눈에 띄이는 것이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과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다.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은 장거리 여행이나 졸음 운전시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져 차선을 이탈할 경우 상당히 요긴하게 작동한다.
 
주행 중 앞 차와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프리미엄 차량답게 정밀하게 셋팅되어 있다.
 
이외에도 신형 에쿠스는 전동식 액티브 기능 헤드레스트, 통풍 시트, 프라이버시 글래스, 자동 도어 잠금 장치 등 다양한 옵션들을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과거 구형 에쿠스에 장착한  각종 전자 편의 장치의 오작동 사례로 고심한 바 있다.
 
물론 이러한 전자 옵션의 오작동은 국내 체어맨W나 외국산 아우디, 벤츠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어차피 편리함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장비라면 이러한 부품의 오작동을 최대한 줄여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대응이 절실하다.
 
차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만든 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오래 유지시키는 것도 자동차 회사의 중요한 임무다.
 
스티리어링휠은 리얼 우드핸들을 적용했다. 이 부분은 소비자들이 장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옵션이다.
 
우드핸들은 '리얼우드핸들'과 '우드그레인핸들'로 나눈다.
 
그 장점은 아래 도표를 참조하기로 하자.
 
 
위 도표를 보면 '우드핸들'의 장단점을 한눈에 볼수있다.
 
이러한 특성을 모르면 '리얼우드핸들'을 장착하던  '우드그레인핸들'을 장착하던 그 가치를 알기 어렵다.
 
스티리어링휠은 항상 오너가  손에 잡고 차량과 일체가 되는 장치이기에 '리얼우드핸들'의 가치를  인지하는 오너들만이 그 손맛을 잘 아는 옵션이기도 하다.
 
 
◆ 총평
 
최근 현대자동차를 보면 자신감이 넘치는 듯하다.  타켓 외국자동차에게 노골적으로 정면 승부수를 띄운다.
일단 디자인을 벤치마킹 한 후 성능과 기능으로 자신 있게 도전한다.
 
이번 신형 에쿠스는 일본산 차량을 타켓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그러면서도  유럽형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
 
신형 에쿠스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자신감과 혁신의 중심에 있다,
 
엔진 성능, 제동력, 주행 안정감, 핸들링 모두 멋지게 셋팅했다. 다만 너무 튀려고 애쓴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사족'은 추후 현대자동차가 상품성개선을 통해 고민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타이어는 나름대로 셋팅의 조화를 잘 이뤘지만 노면 변화에 좀더 높은 제어 성능을 발휘할 수있는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에쿠스, 현대자동차가 워낙 야심차게 출시하며 자신감을 표출했기에 본의 아니게 더 크리티컬한 관점을 유지했다. 그래도 감탄할 부분들이  많았다.
 
'현대자동차가 감히 렉서스와...' 하던 과거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렉서스 셋팅을 능가하는 차량이 나오는구나 하는 자부심도 느꼈다.
 
남은 숙제는 에쿠스의 진면목을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가감없이 알려 진솔한 평가를 받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