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짜리 헤나염색 10일만에 '색 다빠져'
2007-03-12 박재경 소비자 기자
지난달 3일 생일이라 친구를 만나러 경기도 수원에 갔습니다. 친구가 머리 길이가 안 맞는 것 같다고 해서 성빈센트병원 근처에 'GOGO헤어클럽'이라는 미용실에 갔습니다.
미용실 원장은 '머리색이 밝으면 천해보인다. 싸보인다' 등등의 말로 헤나염색을 적극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13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머리를 조금 자른 뒤 염색을 했습니다. 헤나염색은 처음이었습니다.
별 말이 없던 원장은 감을수록 색이 이뻐진다고만 했습니다.
원래 내 머리색은 밝은 브라운이었고 염색은 다크브라운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서너번 머리를 감자 염색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열흘 후엔 결국 색이 다 빠져 원래 내 머리색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미용실 명함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이사를 하는 바람에 잃어버려 전화를 못하다가 친구한테 미용실에 가서 전화번호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 2월 말쯤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미용실 원장은 "지금 바쁘다"며 전화를 뚝 끊어버렸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힌뒤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원장은 "당신 머리가 많이 상해서 그렇게 빠진걸 가지고 왜 따지냐"며 영업방해를 했다고 고래고래 소리 쳤습니다. 정말 적반하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원장은 "다 알고 한 걸 가지고 이제와서 왜 난리냐"며 "다 빠지는 거 알고 하는건데 뭘 그런걸 가지고 전화하냐. 머리 관리나 잘해"라고 하더군요.
조금이라도 이뻐 보이고 싶어서 돈 아껴가며 한 머리입니다. 정말 생일이라서 큰 맘 먹고 한 것입니다. 아이도 있고, 신랑도 있어 10만원대 머리를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최소한 '미안하다'라는 말만 했으면 이리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머리 때문에 화가 치밀어 다른 미용실에 머리를 하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 미용실에서는 "헤나염색은 잘 빠지지도 않으며 천연염색이라 3달동안은 염색이나 파마가 불가하다"고 합니다.
일반코팅 염색도 열흘만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잘 빠지지 않는다는 헤나 염색이 열흘만에 빠진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 동네는 유흥가라 돈벌기 너무 쉬워 서비스정신을 상실했나 봅니다. 더이상 나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