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비자,불안한 회사 제품 잔인하게 '보이콧'
"소비자들은 생존여부가 불투명하고 노조가 파업을 하는 회사 자동차 구매를 기피한다.잔인하게 '보이콧' 한다"
지난5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GM대우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등 5개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 실적을 뜯어 보면 이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자동차를 구입한 뒤 회사가 없어지거나 파업등으로 AS시스템이 마비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지난 5월 정부의 노후차 세제혜택과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등에 힘입어 큰 폭의 내수판매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5개회사의 국내외 판매량은 해외공장 생산분을 포함해 43만4천877대를 기록했다.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서는 10.1% 감소한 것이지만 전월인 4월에 비해서는 3.9% 증가했다.
특히 내수 판매량은 12만3천786대로 4월과 비교해 무려 31.9% 늘어났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15.4% 증가했다.그러나 해외 판매량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31만1천91대에 그쳐 전월 대비로는 4.2%,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7.3% 후퇴했다.
자동차업계는 5월 시행된 노후차량 교체 세제혜택 조치로 차량 구매를 미뤄오던 대기 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내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6만3천718대, 수출 18만6천723대 등 총 25만441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전월대비 34.5%,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도 15.4%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쏘나타가 1만2천152대가 팔려나가며 내수시장 1위를 탈환했고, 그랜저, 아반떼가 2.3위를 차지했다. 싼타페, 투싼, 베라크루즈 등 레저용차량(RV) 판매도 급증했다.
기아차는 내수 3만8천102대, 수출 8만4천61대 등 총 12만2천163대를 팔았다.내수 판매는 전달에 비해 31.3%, 작년 대비 44% 증가했으나, 수출은 작년 대비 12.8% 줄었다. 프리미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R가 한 달간 4천740대가 팔렸다.
GM대우는 지난달 내수 8천155대, 수출 3만5천859대 등 4만4천14대를 판매했다. 차세대 준중형차 라세티 프리미어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4월에 비해서는 15.2% 증가한 실적으로 두 달 연속 신장세를 나타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1만4천239대)에 비해서는 42.7%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5월 내수 1만1천555대, 수출 3천836대 등 총 1만5천39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내수는 37% 증가했으나 수출은 58.4%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12.8%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는 사측의 인력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조의 총파업 여파 등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내수 2천256대, 수출 612대 등 총 2천868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대비 내수는 22.3%, 수출은 85.7% 급감했고, 전체적으로도 60%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영이 안정된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내수 판매는 급증한 반면 모 회사사가 파산 신청을 한 GM대우차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쌍용차 내수 판매는 격감했다. 소비자들이 앞날이 불안한 회사 자동차 구입을 기피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그러나 GM대우차는 쌍용차와 달리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롭게 출범하는 '뉴(New) GM'에 편입돼 일단 생존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GM대우는 미국 GM 본사가 발표한 파산보호 신청 및 '뉴 GM' 출범과 관련, GM대우가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우량기업인 '뉴 GM'(굿 GM)에 편성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유지하게 됐다고 2일 밝혔다.
GM대우 측은 "GM대우의 한국내 모든 사업장을 비롯해 GM대우의 자회사인 베트남 생산법인 비담코와 시보레 유럽판매 법인, GM의 한국판매법인인 GM코리아 등도 뉴 GM에 편입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GM대우 및 GM 코리아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은 이번 뉴 GM 출범과 함께 모 기업이 보다 건실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모든 협력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GM대우 및 GM코리아 고객들은 평상시 대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한 차량 인도와 보증 수리, 각종 고객 서비스 등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또 GM대우와 GM의 국내 협력업체와의 모든 계약 조건, 거래대금 지불방식 등도 그대로 유지된다. 임직원들의 임금 역시 정상적으로 지급되며 근무 시간도 평상시대로 유지된다.
GM대우의 국내 4개 공장(부평, 군산, 창원, 보령)과 베트남 비담코 생산공장은 국내외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계속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그리말디 사장은 "GM대우가 현재 진행 중인 GM의 글로벌 경소형차 개발 프로그램 역시 예정대로 추진되며, 이번 미국 내 파산보호 신청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