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g고기 구우면 200g~몰랐어?"

음식점 고발 봇물..협박. 면박. 조롱은 다반사

2009-06-04     이진아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진아 기자]음식점들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정량을 속이고도 욕설로 대응하거나 신발을 분실한 고객에게 면박을 주고 음식을 먹고 식중독으로 홍역을 치룬 고객에게 증거를 대라며 협박했다는 억울한 사연들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연달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음식점에서 피해를 봤는 데  보상이나 책임의식을 갖기는 커녕 면박주고 협박하거나 조롱하는 경우까지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 750g짜리 생고기, 구우면  200g으로 쪼그라져?

경기 성남의 장 모(남.49세)씨는 가족과 함께 고향인 조치원에 놀러갔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

장 씨 가족은 석갈비 식당에 들어가 갈비3인분과 공깃밥을 시켰다. 하지만 막상 구워져 나온 고기는 채 1인분도 안돼 보이는 적은 양이었다.

장 씨가  식당주인에게 양이 너무 작은 것 같다고 말하자  트집을 잡는다고 몰아세웠다.

화가 난 장 씨가 저울을 달라고 했지만, 주인은 그마저 거부했다. 장 씨가 직접 주방에 가져가서 무게를 쟀더니 220g밖에 되지 않았다. 주인은 굽기전의 상태라며 장 씨에게 양념된 고기 뭉치를 들고와 저울에 올려 놓고 보여줬다.  750g이었다..

장 씨가 “아무리 양념한 고기지만 구웠다고 어떻게 530g이나 양이 줄어들 수 있냐”며 따지자 주인은 “원래 양념고기를 구우면 그것밖에 안 나온다”고 큰소리쳤다.

황당한 나머지 장 씨가 그냥 나가려고 하자, 주인은 돈을 내고 가라고 다그쳤다. 게다가 공깃밥에 손도 대지 않았는 데 한 수저를 먹었다고 우기는 바람에 실랑이를 벌였다.

장 씨는 “오랜만에 고향에 놀러왔다가 기분만 상했다”며 “타지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이 고장 욕만 먹이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 식중독 걸려 죽을 뻔 했는데 "증거있어?" '떵떵' 큰소리 

서울 동작구의 이 모(남.32세)씨는 가족과 함께 서울 흑석동 조개구이 식당에서 식사했다가 복통에 시달렸다. 이후 식중독에 걸린 이 씨는 생업을 포기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씨가 식당에 상황을 알리자 사장은 병원을 방문하겠다고 해놓고 이 씨가 퇴원할때까지 연락 한 통 없었다.

이 씨는 퇴원 후 조개구이 식당에 찾아가 왜 오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사장은 “가게 음식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찾아가지도 연락하지도 않았다”고 태도를 싹 바꿨다.

이에 “가족모두가 복통에 시달렸었다”고 반박하자 사장은 “그날 드신 손님들은 멀쩡한데 왜 그쪽 가족만 이상이 있냐”며 “다른 곳에서 먹은 음식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화가 난 이 씨가  담당구청에 문의하니 이 씨에게 염증을 일으킨 세균을 발견하면 음식점에 과태료나 영업정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 당일에는 담당자가 업소 위생만 점검하고 조개생태조사는 다음날로 넘겼다.

이 씨는 “무지상태에서 불시에 하는 것이 검사지, 사전에 통보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절차인가”라며 “공기관도 자영업자 편에 서서 소비자의 피해를 감싸주지 못하니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입원하느라 일도 못하고 병원비도 53만원이나 나왔는데 내돈주고 아프면서 보상은 커녕 제대로 된 사과도 못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 신발 잃어버렸는 데 조롱거리 삼아!

서울 동작구의 강 모(여.28세)씨는 지난달 29일 홍익대 인근의 냉면집에서 15만원 상당의 신발을 분실했다. 회식으로  모인 자리였는데 일행 중 강 씨의 신발만 없어진 것.

애지중지 하던 신발을 분실한 강 씨가 직원으로부터 들은 첫 번째 말은 “왜 반말하셨습니까”였다. 분실에 대한 사과는 커녕 강 씨가 동료에게 한 말을 가지고 트집을 잡은 것이었다.

또한 분실사건이 일어났는 데 옆에서 키득거리는 아르바이트생들의 태도를 지적하자 “왜 웃는 인상의 직원들을 보고 시비를 거냐”고 따졌다. 황당한 나머지 책임자를 불러 달라고 요구하자 “아가씨 성격 이상하네!”라며 강 씨를 몰아세웠다.

강 씨가 책임자를 부르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하니 “신고할 수 있으면 신고하라”고 해 경찰이 2차례 방문했다.

이전까지 당당하던 직원은 경찰이 오자 태도가 변했지만  “이깟 일로 매니저님 잠을 깨울 수 없다”라며 다시 버텼다.

이 때문에 강 씨의 동료 11명이 2시간 가까이 식당에서 기다렸지만 식당측은 전혀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일행의 말에 “누가 가지 말랬냐, 일단 가고 내일 얘기하면 되지 않냐”며 “관례상 3분의 1을 보상해 줄 테니 슬리퍼를 신고 가라”고 말했다. CCTV확인요청을 했지만 이마저 거부당했다.

다음날 매니저의 전화를 기다렸으나 먼저 3차례 연락할 때까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오후가 돼서야 매니저로부터 사과전화가 왔다. 밤에 가게에 들르겠다고 하니 매니저는 “오실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깍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가게에 도착해 매니저에게 연락하니 “뭘 원하고 이러냐”며 “3분의1이상은 배상 못하니 차라리 소송을 해라”며 태도가 돌변했다.

강 씨가 사장과 연결을 원한다고 하자 “당신이 뭐라고 사장번호를 줘?”라는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강 씨가 보상보다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지만 묵살 당했다.

강 씨는 “처음부터 분실위험이 있으니 신발을 개인 보관하라고 안내했으면  주의를 했을 것”이라며 “같은 자리에 있던 신발 중에 한 켤레만 없어졌는데 고객부주의로 볼 수 있냐”며 울분을 토했다.

또한 “피해를 당한 고객을 오히려 죄인 취급하던 직원들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