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폰 바람 고객에겐 아직…
2007-03-14 헤럴드경제
3G(세대) 이동통신인 HSDPA 전국 서비스가 시작된지 보름. 시장 상황을 살펴보기 이동통신 대리점이 밀집해 있는 ‘IT기기의 메카’인 용산전자 상가를 찾았다. 플래카드는 나부꼈지만 약간 썰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직 현장에서는 HSDPA 바람은 약했다.
▶공짜폰 여전=휴대폰을 분실한 손님을 가장하고 HSDPA 서비스 광고 안내문이 붙어 있는 한 대리점에 들어갔다. 번호이동이나 새 단말기를 사려고 한다며 전화번호와 이름을 대자 대리점 점원이 그동안 사용한 기간과 통화료를 기초로 단말기 보조금을 확인해줬다.
매달 10만원 안팎을 사용한 기자의 단말기 보조금은 21만원이었다. 마음에 드는 단말기를 고르자 점원은 보조금을 토대로 번호이동시와 기존 서비스 회사를 계속 이용하면서 단말기를 교체할 때를 가정해 가격을 제시했다. 번호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최신형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단말기를 사려면 보조금을 빼고 30만원 이상을 추가로 내야한다고 했다.
번호이동시에는 가격이 확 내려갔다. 외국계 단말기 업체의 제품은 물론이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삼성전자의 구형 단말기 공짜 제품도 있었다.
머뭇거리자 최신형 단말기를 슬며시 내놓았다. 번호이동시에는 단말기를 공짜로 주겠다고 했다. 통신업체들은 단말기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공짜폰’이 여전했다.
▶HSDPA는 미풍=HSDPA 서비스로 화제를 돌리자 점원은 “점포 밖에 서비스 개통 안내 플래카드는 있으나 제품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번호이동을 하라”고 부추겼다.
다른 곳을 좀 더 살펴본 뒤 다시 오겠다며 가게 문을 나섰다. 대리점 몇 곳에서 허탕을 친 뒤 진열장에 HSDPA 폰이 있는 대리점을 찾았다. HSDPA 서비스 개통이 가능한지를 묻자 대리점 직원은 KTF와 SK텔레콤의 HSDPA 서비스 개통을 해준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이 HSDPA 서비스를 개통하느냐는 질문에 대리점 직원은 많지 않지만 연인이나 신혼부부,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이라고 했다. 이 직원은 “HSDPA 서비스를 사용하기에는 이르다”며 HSDPA 서비스 이용을 만류했다.
분명히 전국 서비스가 시작됐는데도 아직 전국 서비스망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점원은 “011 번호를 사용하는 손님은 번호도 바꿔야 하는데 불편하게 뭐하러 바꾸냐”며 “그냥 번호 이동하면 단말기를 공짜로 주고 현금으로 10만원을 주겠다”며 큰 미끼(?)를 내밀었다.
그는 “대신 2년간 약정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합법적인 단말기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사실상 40만원 보조금을 더 받는 셈이었다.
이통사 직원은 “HSDPA 전국서비스가 시작됐지만 단말기 부족으로 개통이 쉽지 않다”며 “전국서비스가 되고 있는데도 일부 업체에서는 고객이 대리점을 방문하면 아직까지 HSDPA 전국망 서비스가 되지 않아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지환 기자(daebak@heraldm.com)
출처: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