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알고보기] 뮤지컬 ‘바람의 나라’ vs 만화 ‘바람의 나라’

2009-06-08     뉴스관리자


모르고 봐도 재미있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번안극이나 리메이크 작품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최근 공연계에도 영화나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거나 외국 작품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리 스토리를 알고 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될 걱정은 없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기존의 작품에서 대략의 라인을 가져오되 자신들만의 특색을 살려 새롭게 각색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원작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두고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쉽게 알지 못하는 작품의 속사정까지 꿰뚫어보는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동행인에게 이러쿵저러쿵 아는 척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원작 깊이보기 : 김진의 만화 ‘바람의 나라’

김진의 만화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의 3대 왕인 ‘대무신왕’ 무휼을 주인공으로 하여 초기 고구려의 역사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해석한 장편 극화로 최근 고구려 열풍이 붐을 일으키기 전 고구려 소재 문화 컨텐츠를 선도한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다. 연재를 시작한 92년 당시부터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16년에 이르는 세월에도 굳건히 작가의 대표작이자 역작으로 자리매김 해오고 있다. 지난 99년 문화체육부에서 주관한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였으며 작가인 김진은 95년 일본 동아시아 만화 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 원작자와 안면 트기 : 만화가 김진

김진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다 휴학하고, 1983년 11월 ‘여고시대’에서 ‘바다로 간 새’로 데뷔한다. 만화평론가 박인하는 김진에게 ‘작가주의’나 ‘컬트’라는 수식어를 붙여준다. 그의 작품은 그만큼 작가의식이 잘 드러나 있고 독특하다. 그는 문하생 시절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었던 시절에 독학으로 데뷔했고, 서양 시대물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 ‘서사’보다는 ‘내면’, ‘심리’ 위주의 내러티브로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진의 작품세계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들다. 작품수가 많은 뿐더러(미완성작도 여럿 된다) 다양한 장르에 걸쳐 다양한 색깔의 작품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쉬지 않고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무겁고, 심각하고, 난해하며, 어둡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밝고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홈드라마 같은 작품도 있고(『레모네이드처럼』, 『모카 커피 마시기』 등), 『조그맣고 조그맣고 조그만 사랑이야기』나 『작은 친구들』 등 카툰도 시도했다.

◎ 뮤지컬 두 배 재미로 즐기기 : 뮤지컬 ‘바람의 나라’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줄거리를 설명하기 위해 춤과 음악, 대사를 동원한 지금까지의 뮤지컬과 달리 스토리를 뛰어넘는 비주얼에 초점을 둬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기-승-전-결의 순차적 구성을 거부하는 이야기구조가 화려한 액션, 웅장한 군무, 서정적 몸짓과 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의 뇌리에 인식됐다. 아울러 가장 한국적 뮤지컬에 걸맞은 가장 한국적 뮤지컬 넘버도 작품의 성공에 날개를 달았다. 작곡가 이시우가 만든 ‘The Great Surgeon’는 한 번만 들어도 잊을 수 없을 만큼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 더 많은 말을 담고 있는 침묵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한다.

올해는 서울예술단 단원이 된 신예들이 주요 캐스트로 대거 등장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으며, 뮤지컬 기대주 금승훈이 고영빈과 함께 무휼역에 캐스팅 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각종 CF와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린 김산호, 안정된 가창력과 탄탄한 연기 실력을 갖춘 뮤지컬 스타 양준모, 홍경수, 김태훈, 도정주 등이 팬들을 사로잡으며 매력을 한껏 뽐낼 예정이다.

[뉴스테이지=조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