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회장에 이광재 의원 "저한테 이러시면 죄짓는 겁니다"
2009-06-11 이민재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11일에 열린 민주당 이광재 의원 공판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자신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깨끗하게 정치를 하려는 사람한테 못할 짓을 했다.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날 공판에서 박 전 회장은 "평소 이 의원이 젊은 정치인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해 여태까지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며 "이번 일은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전 회장에게 "저에게 수차례 자금을 주려고 할 때마다 '필요하면 말씀드리겠다'며 거절하거나 돌려보낸 일을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박 전 회장이 모두 기억한다고 답하자 "저한테 이러시면 정말 죄짓는 겁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번 공판에서 검찰은 이 의원의 거절에도 수차례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고 박연차 전 회장이 진술한 점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반면 이 의원 측 변호인은 박 전 회장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돈이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과 이미 박 전 회장이 수억원을 건넸지만 수차례 거절해온 이 의원이 돌연 소액을 받았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대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