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곰팡이 나왔는데…롯데칠성"무슨 탈 났나"
2007-03-16 김시형 소비자 기자
지난 설연휴에 본가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있는 집 근처 슈퍼에서 조카들과 먹으려고 1.5ℓ짜리 주스를 한 통 샀습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제주감귤' 이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버릇처럼 주스를 위 아래로 마구 흔든뒤 뚜껑을 따서 조카한테 줬습니다.
조카는 장난스럽게 주스 입구에 입을 대고 마시고 있는데, 입구쪽에 검은색 이물질이 보였습니다. 너무 놀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용기 입구 쪽과 뚜껑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분명히 방금 개봉한 주스였습니다. 또 유통기간이 올해 4월까지인 제품이었습니다.
아주 깨끗한 상태로 포장되어 있어야 할 입구쪽에 곰팡이라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슈퍼에 가서 따졌습니다. 그런데 슈퍼에서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유통업체와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유통업체 전화번호를 달라고 해서 통화를 했더니 유통업체에서는 본사에 전화를 하라고 합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알았다고 하고 본사로 전화를 했습니다.
본사에 하는 첫 마디가 "주스 먹고 무슨 탈이 났나요?"라며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습니다.
그러고는 담당자라는 사람이 다른 주스 2통을 가지고 집에 와서 "유통상에 하자가 있었다. 완벽할 순 없다. 보관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사람이 먹는 제품이 완벽할 수 없다면 제조를 하지 말아야지요.
꼭 먹고 탈이 나야 문제가 있는 겁니까. 또 지금처럼 문제가 있어서 전화를 하면 그제서야 다른 음료수 몇개를 가지고 무마시키려고 합니까.
롯데칠성의 태도는 정말 문제 있다고 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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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15일 "뚜껑부분 곰팡이의 원인은 제조과정과 유통과정상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내용물이 넘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뚜껑부분을 건조시키고 포장을 하지만 습기가 많으면 곰팡이가 필 수 있다.
그러나 진공포장이므로 내용물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곰팡이 방지를 위해 뚜껑부분에 칼집을 넣은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