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장기이식 때 치명적 기생충 감염
2007-03-16 연합뉴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병원 2곳에서 각각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남미지역 수면병의 일종인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에 감염됐으며 이들은 모두 수개월 뒤 사망했으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샤가스병'인지 여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
일반적으로 줄무늬 바퀴벌레와 같은 흡혈 해충이나 동물에 의해 전염되는 `샤가스병'의 기생충은 수년간 심장이나 위 조직에 장기간 기생하면서 장기를 손상시킨다.
특히 남미지역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질병에 감염된 사람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헌혈하거나 장기를 기증하게 되면서 아직까지 드물기는 하지만 전염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보건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미국 적십자사가 지난 1996년 LA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9천850건당 1건 꼴로 `샤가스병'의 원인이 되는 `트리파노소마 크루지(Trypanosoma cruzi)'가 검출됐고 2년 후에는 5천400건당 1건꼴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3천800건당 1건꼴로 증가했다.
이는 3만건당 1건꼴로 발견되는 에이즈 바이러스보다 훨씬 빈도가 높은 것이며 감염시 10~30%의 환자들이 심각한 상태로 발전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시약을 승인했으며 각 혈액은행들은 `샤가스병' 기생충 존재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기증 장기의 경우에는 아직 검사할 여력이 없는 가운데 장기관리 기관측은 우선 4월 중순부터 기증자들이 남미지역으로 여행했거나 거주한 적이 있었는지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남미지역에서는 대략 1천만~2천만명이 `샤가스병'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