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와이브로 해외수출 '교두보' 구축
2007-03-18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을 통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깔기 시작했고 당장 12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CeBIT) 2007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시스템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에 깔리고 있고 올 연말부터 본격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또 "삼성전자가 워싱턴DC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설치하게 된 것은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시스템 공급에 이어 와이브로 단말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통신 분야의 식민지였던 한국이 이제 반대로 통신의 최선진국인 미국에 통신시스템을 수출하고 이를 계기로 전세계로 와이브로 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 사장은 "한국의 통신산업은 그동안 에릭슨, 지멘스, 모토로라 등 외국업체들에 의한 식민지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미국 스프린트넥스텔과 워싱턴DC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계약까지 맺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스프린트넥스텔의 베리 웨스트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워싱턴DC가 새겨진 크리스털 조각상을 선물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는 미국에서의 상용 서비스를 계기로 전세계에 기술을 수출하는데 있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실제 그동안 중국, 인도는 물론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브라질, 베트남, 페루, 중앙아시아 등지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수출하기 위해 정부와 삼성전자 등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국내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 본토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고, 한국에서도 KT 등 통신사업자들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검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된 셈이다.
일본 총무성도 오는 7,8월께 선정할 예정인 2.5GHz 주파수 대역에서 와이브로 시범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포스데이타 등 국내업체들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물론 와이브로 서비스가 당장 전용 서비스로 제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존의 통신사업자들이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EVDO,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등 이동통신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한 상태에서 와이브로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수익성 등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이때문에 "와이브로 서비스는 전용서비스보다는 (이동통신 기술과 함께 사용하는) 듀얼모드 서비스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하나의 단말에 HSDPA나 CDMA EVDO 등 기존 이동통신을 위한 모듈과 와이브로 모듈을 동시에 탑재할 것이라는 것.
하지만 와이브로가 세계 시장에 더욱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주파수 희소성, 네트워크 효과 등 IT산업의 특성을 감안,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부ㆍ기업의 노력과 협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기술혁신 노력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주도권을 확보하고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주파수 확보 등을 측면 지원하면서 원천기술 개발과 규제완화 등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