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 사기판매ㆍ허위광고ㆍ불량…소비자는 '영원한 봉'

2007-03-20     백상진 기자
차량 내비게이션 보급과 사용이 확산되면서 소비자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무료를 가장한 사기 판매에 쉽사리 당하는가 하면 허위 과장광고에 번번이 속고 있다. GPS 불량 등 품질에 문제가 있는 제품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소비자 이상례 씨는 지난 15일 ‘내비게이션 모니터 요원으로 선정됐다’며 무료로 내비게이션을 달아준다는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신뢰할 수 있는 회사였고, 전부터 DMB 내비게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만날 것을 약속했다.

본인들이 KT에서 임대한 ○○텔레콤 회선을 사용하면 통화요금이 충전해놓은 금액(400만원)에서 차감되고, 휴대폰을 이 금액만큼 쓰면 자동해지돼 다시 ○○텔레콤으로 전환된다고 했다.

이 때 35~36% 정도의 통화료를 본인들이 가져가기 때문에 고객은 원래 쓰던 휴대폰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받게 된다는 것.

내비게이션 가격을 물어보니 시중에서 130만원 정도 되는 제품이라고 했다.

설치 후 무료통화권 400만원이 충전된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어 신용 확인을 위해 신용보증용으로 신용카드 12개월 할부로 결제를 하면 2개월 후에 결제된 2개월 분을 통장에 다시 넣어준다고 했다.

얼떨결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카드로 결제했다. 결제금액은 200만원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2회로 나누어 199만8000원과 199만7000원씩 나누었다. 계약서를 쓰고 결제를 하는동안 반품이나 해지때 불이익에 대한 얘기는 물론 듣지 못했다.

내비게이션을 설치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DMB를 실행해보니 수신이 되지 않아 화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무용지물이었다. 그래서 계약한 사람한테 취소하겠다고 연락하니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 씨는 “혹시나 싶어 인터넷을 검색하니 자신과 똑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당한 사례가 여러명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휴맥커스’란 업체를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했다.

소비자 윤정철 씨는 지난해 11월말 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을 통해 하이온 내비게이션(HN-3300T)을 통신구매했다.

이 모델은 다른 기종에 비해 고가의 모델로, TPEG 기능 등을 갖추고 있으며 별도의 장치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된 제품이었다.

그러나 12월 4일 TPEG 지원 계획이 없고, 사용하지도 못할 BWS 기능으로 대체한다고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됐다.

또 이 제품은 마이크 녹음 기능과 차계부 기능도 향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된다고 광고했지만 내장 마이크가 없고, 외장마이크를 일괄적으로 제작해 배포하겠다고 일방공지됐다.

윤 씨는 “하이온은 허위 과장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소비자 조규진 씨는 얼마전 SK커뮤니케이션(주) 내비게이션을 구입했다.

그런데 GPS의 수신 오차가 일반도로에서는 30m, 고속도로에서는 80m 정도 오차가 났다.

또 무선 리모컨도 본체 수신부에서 거의 10cm 이내에 두고 사용해야 인식이 될까 말까 했다.

이 문제로 인터넷 상담 수차례와 애프터서비스(A/S)를 한차례 받았지만 GPS는 허용오차 범위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이 정도의 오차라면 사람들에게 물어보는게 차라리 낫고, 과속단속카메라 지나가고 ‘딩동’(카메라 위를 지나갈 때 나는 차임벨)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