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 은상!
무용수 이동훈을 만나다.
2009-06-25 뉴스관리자
지난 6월 20일 막을 내린 제11회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Moscow International Ballet Competition)’에서 국립발레단의 이동훈과 김리회가 듀엣 부분 은상을 받았다.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는 1969년에 창설되어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대회다. ‘발레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콩쿠르는 두 번의 예선과 한 번의 결선을 거쳐 입상자가 결정된다. 이동훈과 김리회는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 수상이고, 역대 최고상이다.
이 대회 은상에 빛나는 한국 발레의 기대주, 무용수 이동훈을 만났다. 귀국 후, 수상의 기쁨도 잠시 미뤄두고 그는 쉬는 틈 없이 다음 작품을 위해 리허설 중이었다.

▷ 먼저 수상 축하한다. 정말 큰 대회로 알고 있다. 수상소감은?
▲ 감사하다. 정말 큰 무대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의 발레인생에서 이렇게 큰 대회에서 인정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나?
▲ 그동안 무대 위에서는 테크닉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또 ‘순서 까먹지 말아야지’, ‘실수하지 말아야지’와 같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무대 위에 서는 무용수로서 ‘작품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파트너 김리회씨와도 이 부분에 대한 많은 대화가 있었다.
▷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 발레단의 연습시간이나 리허설 이외 시간에 콩쿠르 준비를 했다. 시간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들었지만, 대회를 위해 발레단 측에서 무대에 서는 기회도 주고 전적으로 지원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 파트너 김리회씨와는 어떻게 듀엣이 됐나?
▲ 국립발레단 입단 후 ‘지젤’의 패전트 파드되로 데뷔했다. 그리고 ‘호두까기 인형’에서는 전막 발레 주역으로 데뷔했다. 두 작품에서 김리회씨과 함께했다. 무대 위에서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로 호흡도 잘 맞고 서로의 춤도 잘 배려해서 이번 대회에 함께하게 됐다.
▷ 대회기간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대회는 모두 러시아어로 진행된다. 언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 많았다. 넘버조차 알아듣기 어려워 소개하는 멘트를 듣지 못해 마음의 준비도 없이 윗옷을 갈아입는 도중에 뛰쳐나가 무대에 선 경우도 있었다. (웃음)
▷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 일반적인 공연장과 달리 대회가 치러진 무대는 약 15도 정도의 경사면이었다. 평지에서 연습하고 공연하다 경사 무대에 서니 중심 잡기가 어려워 집중하기 힘들었다. 또 무대 위쪽으로 이동하는 동작에서는 에너지 소모도 더 있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느낀 점은 프로라면 어느 무대 어느 환경에서든지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해야겠다는 것이었다.
▷ 국내 팬들을 위해 준비 중인 공연이 있는가?
▲ 요즘 국립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이번 대회의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다.
▷ 마지막으로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님께서 발레대중화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대중에게 발레의 매력을 소개하자면?
▲ 말을 하지 않고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이해했을 때의 쾌감이 있다. 이 부분이 어려운 점이기도 하지만 표현하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연습 중이니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한다.
무용수 이동훈은 전 비보이 출신으로 남들보다 늦게 발레에 입문했다. 또한, 평발이라는 신체적 약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진중한 그의 대답 속에서 무용수 이동훈의 발레와 예술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다.
[뉴스테이지=한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