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女 아버지도 17년 봉사활동

2007-03-21     연합뉴스
"나중에 양로원을 세워 어렵게 사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이 저의 조그만 꿈입니다."

노숙하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주는 장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서울역 목도리女'라는 별명까지 얻어 화제가 되고 있는 김지은(24.여.홍익대 4학년)씨.

그의 아버지도 17년 동안 홀로 사는 장애 할머니를 어머니처럼 모시는 등 남다른 선행을 펼치고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협력업체인 태승산업의 대표로 있는 지은씨의 아버지 김민태(56.울산시 남구 삼산동)씨.

1975년 현대차[005380]에 입사한 김씨는 20여년 넘게 근무하다 4년 전 퇴직, 직원 50여명을 둔 인력공급업체 태승산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1985년부터 울산시 동구 방어동 꽃바위 마을에서 홀로 사는 80세의 장애 할머니를 친어머니 처럼 모시는 등 사랑의 봉사활동을 펴 오고 있다.

할머니는 2년여 전 당뇨로 인해 왼쪽 다리를 절단한데다 오른쪽 다리도 제대로 쓰지 못해 남의 도움이 없으면 거동이 힘든 상태. 김씨는 짬이 날 때마다 이런 할머니를 찾아가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데다 자식이 없었던 할머니여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부터 친어머니 처럼 보살피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

2005년 뒤늦게 부산디지털대학교 등 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김씨는 최근 1급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하는 등 사회봉사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울산공단문학회 회장까지 맡았으며, 산행 수필시집까지 펴내는 등 문학활동도 열심인 김씨는 "몇년 뒤 회사를 정리하게 되면 울산에 양로원을 건립해 어려운 노인분들을 돕고 싶다"며 "남을 도와주길 좋아하는 우리 딸 아이도 양로원 일을 많이 도와 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