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실종은 무리한 기록경쟁이 불러온 비극(6보)
11일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에 나섰던 고미영씨가 낭가파르밧 정상에서 하산하다 실종된 사건은 무리한 경쟁이 부추긴 참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표 여성 산악인 고 씨는 코오롱스포츠 소속이고 선배 산악인 오은선씨는 블랙야크 소속으로 두 사람은 각 팀의 원정 대장자격으로 원정대를 이끌고 기록 도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여성 산악인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고 씨와 오 씨의 등반은 세간의 화제였다.
93년 히말라야 원정대에 처음 참가한 오 씨에 비해 97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2006년 처음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한 고 씨는 경력으로 보면 후배다.
하지만 고 씨가 올해만 4개봉을 오르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선배 오 씨의 기록에 바짝 다가서자 경쟁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 씨가 7개, 오씨가 9개봉 등정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각 4개봉, 3개봉을 추가해 두 사람의 격차는 1개봉으로 좁혀졌다.
특히 고 씨는 고산 등반을 시작한지 만 3년도 안 돼 11개봉에 올라 올해 14좌를 완등하면 최단기간 기록달성의 영광을 안게 됐었다.
허나 고 씨는 히말라야 완등까지 불과 3개 봉우리를 남겨놓은 상태로 변을 당하고 말았다.
이에 반해 지난해까지 이미 9개봉 등정 기록이 있는 오 씨는 완등까지는 2개 봉우리만 남긴 상태다.
한편, 등반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한 시즌에 연달아 공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인데 잇달아 성공하는 것에 대해 경쟁의 심화로 판단하고 우려를 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