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실종은 무리한 기록경쟁이 불러온 비극(6보)

2009-07-12     유성용 기자

11일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에 나섰던 고미영씨가 낭가파르밧 정상에서 하산하다 실종된 사건은 무리한 경쟁이 부추긴 참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표 여성 산악인 고 씨는 코오롱스포츠 소속이고 선배 산악인 오은선씨는 블랙야크 소속으로 두 사람은 각 팀의 원정 대장자격으로 원정대를 이끌고 기록 도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여성 산악인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고 씨와 오 씨의 등반은 세간의 화제였다.

93년 히말라야 원정대에 처음 참가한 오 씨에 비해 97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2006년 처음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한 고 씨는 경력으로 보면 후배다.

하지만 고 씨가 올해만 4개봉을 오르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선배 오 씨의 기록에 바짝 다가서자 경쟁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 씨가 7개, 오씨가 9개봉 등정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각 4개봉, 3개봉을 추가해 두 사람의 격차는 1개봉으로 좁혀졌다.

특히 고 씨는 고산 등반을 시작한지 만 3년도 안 돼 11개봉에 올라 올해 14좌를 완등하면 최단기간 기록달성의 영광을 안게 됐었다.

허나 고 씨는 히말라야 완등까지 불과 3개 봉우리를 남겨놓은 상태로 변을 당하고 말았다. 

이에 반해 지난해까지 이미 9개봉 등정 기록이 있는 오 씨는 완등까지는 2개 봉우리만 남긴 상태다.

한편, 등반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한 시즌에 연달아 공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인데 잇달아 성공하는 것에 대해 경쟁의 심화로 판단하고 우려를 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