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1년 방치해 썩은 물 먹게 하고 '칼' 청구"

2009-07-15     백진주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기자] “전화 한 통으로 책임 끝인가요?”

일동제약 계열사인 일동생활건강이 임대 정수기에 대한 관리책임을 등한시하고 사용요금만 청구해 소비자 원성을 샀다.

서울 북아현동의 김 모(여.32세)씨는 1년여 전 당시 갓 돌을 넘긴 아이를 위해 농수산홈쇼핑에서 일동티아라 정수기를 월 1만 9천원에 임대 계약했다. 당시 홈쇼핑광고에서 담당직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4개월에 한 번씩 필터교환 및 관리를 해준다는 말에 믿고 설치 이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김 씨가 워킹맘이라 시어머니에게 육아를 부탁했고 시어머니는 간편히 분유를 타 먹일 수 있는 정수기를 주로 이용해왔다.

최근 방송을 통해 정수기의 위생문제가 대두되면서 혹시나 싶어 정수기 관리여부를 확인해 본 김 씨는 임대 이후 한 번도 필터 관리가 되지 않았음을 알고 기겁했다.

근래 아이가 자주 장염에 걸려 병원을 오가야 했지만 정수기 때문이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업체로 문의하고자 연락처를 찾았지만 그마저 쉽지 않았다. 대신 엉망인 서비스를 탓하는 다른 사용자들의 부정적인 후기만 확인해야 했다.

어렵게 업체 연락처를 찾아 상황을 설명하자 상담원은 김 씨의 휴대폰 번호가 변경된 탓으로 모든 책임을 돌렸다.

김 씨는 “이사를 한 거도 아니고 방문에 대한 메모 한 장 남겨져 있지 않았다. 딸랑 한번 방문하고 1년 이상 방치가 가능 하냐”고 따져 물었지만 같은 대답만 되풀이됐다. 해당 홈페이지에 관련한 글을 올려 시정을 요청했다.

업체직원은 김 씨에게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김 씨는 게시물을 삭제한 후 당연히  사후관리에 대한 연락이 올 것이라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날아온 것으로 미납된 렌탈 비용에 대한 청구가 전부였다.

김 씨는 “분명 렌탈 비용에 필터교환 및 관리비용이 포함되어 있을 텐데 책임은 외면하고 대금청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며 “이제 겨우 두 돌인 우리 아이와 가족들이 썩은 물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일동생활건강 관계자는 “별도의 코디네이션업체에 고객 및 사후관리를 위임하고 있는 데 원활한 서비스가 되고 않고 있다. 대안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