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비밀]천연 화장품이 더 위험할수도
지난 4월 석면 화장품 파동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자연 그대로의 성분을 강조하는 천연화장품이나 직접 만들어 쓰는 DIY화장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직접 음식을 만들거나 유기농이라면 안심하는 것처럼 내 손으로 만들거나 천연재료의 화장품이 피부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의 저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연화장품이라고 광고하는 화장품도 성분을 잘 살펴보면 많은 제품들에서 방부제나 계면활성제 등의 인공 화학 성분이 첨가돼 있다는 것.
또한 100% 천연화장품이라도 안심하긴 이르다. 화학물질이 없는 제품은 세균, 곰팡이에 더 취약하기 때문. 손으로 바르면서 세균이 감염될 수 있고, 온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변질의 위험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DIY제품은 어떨까? 저자들은 이것 또한 대안은 아니라고 전한다. 근거없는 레시피가 시중에 떠돌아 오히려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녹차를 예로 들어보면 녹차가 피부에 좋다고 하지만 광독성 물질이 포함 돼 있기 때문에 화장품 회사에서는 이 물질을 제거하고 화장품을 만든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무분별하게 화장품을 만들어 쓴다면 부작용은 불 보듯 뻔한일이다.
또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세균감염 등의 문제가 될 수 있고, 만들어 쓴다고 해도 오일과 정제수가 중심인 화장품에 물과 기름을 합치기 위해 사용하는 유화제, 점도를 잡아주는 점증제 등 화학물질에서 완벽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저자들은 화장품은 전문가가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직접 만들게 된다면 천연재료의 효능만 듣고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아무리 천연재료라도 자신의 피부에 맞는 것을 골라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자들은 “화장품 회사들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다”며 “전성분 표시는 소비자의 생명줄”이라고 강조한다.
효능만 강조하는 회사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말고 내가 쓰는 화장품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관심을 가지는 적극적인 태도가 회사들을 변하게 할 것이다. 가끔은 맹목적인 사랑보다는 따끔한 충고도 필요한 법.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