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 시대를 초월한 사랑, 한국에 오다!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

2009-07-16     뉴스관리자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는 지난 7월 4일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이 개막됐다. 내달 2일까지 펼쳐질 이번 공연은 프랑스 뮤지컬의 정수라 불리며 세계 언론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2007년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한국 내한 공연은 당시 성공적인 초연에 이어 앙코르 공연까지 선보여 2009 한국어 공연이 더욱 주목된다.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의 이번 공연이 큰 의의를 갖는 것은 전 세계 최초의 라이선스 공연이자, 최초의 한국어 공연이기 때문이다.

- 세련된 모습으로 찾아온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작과 신작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대가 변화하고 발전함과 동시에 그 배경과 장치들이 현대화 됐다. 신작 영화 속 줄리엣이 로미오의 죽음을 보고 슬픔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도구가 칼에서 총으로 바뀐 것이 그 예다.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의상이나 배경으로 근본적인 틀을 바꾼 것은 아니다. 보편화 된 작품을 보다 문명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접할 때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유쾌함으로 바꾸었다. 그중 가장 눈을 끄는 것은 단연 안무다. 경쾌하게 흐르는 넘버와 함께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안무는 절로 어깨를 움직이게 만든다. 캐플렛가의 가면무도회가 열린 날의 무대는 마치 홍대의 클럽을 연상시킬 만큼 흥에 겹고, 파격적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안무와 조명은 현대화됐지만, 그 속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400년 전과 똑같이 강렬하다.

- 눈에 띄는 조연들의 파워
막이 오르고 처음으로 넘버 ‘베로나’가 흐른다.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시원한 목소리는 한 여름의 더위도 날려버릴 만큼 강렬하다. 넘버 ‘베로나’는 극중 ‘영주’의 몫, 시작부터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 한국어 공연이 심상치 않음이 탄로 난다. 영주의 넘버가 흐르기 전 사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건 극중 ‘죽음’의 안무다. ‘죽음’은 공연 내내 로미오, 줄리엣, 머큐시오, 티발트의 주위를 맴돌며 부드럽지만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춤을 춘다. 역할 그대로 ‘죽음’! 그녀는 죽음이 비치는 영혼을 몸으로 표현한다. 약간은 섬뜩하기까지 한 ‘죽음’의 춤은 전달하는 메시지가 정확하고 몽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그 장면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다음은 로미오의 둘도 없는 친구 '벤볼리오'다. 훌륭한 넘버로 평가받고 있는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의 프렌치 샹송은 ‘벤볼리오’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대신한다.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은 무대, 넘버, 배우들의 연기 등을 훌륭히 재현해냄으로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이 가지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을 비롯한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뉴스테이지=김수연 기자,사진 김고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