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밴드 뮤지컬 시대!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2009-07-17     뉴스관리자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국내 최초 군악대 소재 뮤지컬이다. 무대 위에 군악대가 등장하는 만큼 이 작품에선 배우들이 직접 트럼펫, 트럼본, 호른, 스네어 등의 악기를 연주한다. 관객들은 무대의 양 옆이 오픈된 무대를 통해 연기와 연주를 병행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훤히 지켜볼 수 있다. 역량 있는 신인 작가 둘이 정성들여 쓴 이 작품은 순수 국내 창작 뮤지컬에 걸맞게 그 시도 또한 참신하다.

- 음악감독 이경화는 이렇게 말했다. ‘나 여기 음악감독 안 해!’

이번 뮤지컬의 음악감독을 맡은 이경화는 “처음엔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모두 악기를 처음 잡아보는 상황이라 배우들이 연주를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예요”라며 지난 연습 과정을 떠올렸다.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오픈된 무대를 통해 배우들이 직접 금관악기를 연주한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었다. 그러나 이들은 전문 세션이 아닌 연기만 해본 배우들. 지금과 같은 합주를 들려주기 위해서 이경화 음악감독은 배우와 스텝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질을 위해서는 MR을 써야 한다고 건의도 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우리가 다른 작품과 뭐가 달라질 것이며,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역시나 똑같은 형식의 뮤지컬을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배우들은 연기와 악기 연주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뮤지컬 관객들은 배우들의 군악대 합주와 반주 음악을 생생한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다.

- 배우이기 때문에, 기꺼이 ‘멀티’ 플레이어가 된 사람들

그녀가 “차라리 음대 학생들을 데려다가 연기를 시켜 볼까”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주 실력은 더디게 늘기만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경화 음악감독의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다. “배우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어요. 음대 학생들을 데려다가 했으면 음악적인 완성도는 높아졌겠지만 이런 열심과 창작을 한다는 기쁨은 누리지 못했을 거예요.” 배우라는 이름으로 악기 연주도 연기의 일부분으로 끌어안고 3개월을 달려온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이 작품 안에는 그들의 땀과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악기연주뿐 아니라 현재 내무반의 현실을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실제 군악대 출신 최원형, 정원보가 군 시절의 경험을 살려 공동으로 집필했기 때문이다. 이등병의 애환에서부터 군기 빠진 말년 병장까지 배고프고 외로웠던 힘든 2년의 시간을, 작품은 2시간 동안 경쾌하게 보여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군악대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오는 9월 27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