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맛집 탐방] 명동 한복판서 소주와 오겹살의 '화촉'
참나무 장작에 구워낸 등갈비… 젤리처럼 쫀득쫀득한 오겹살
2007-03-29 뉴스관리자
서비스 업계의 ‘베테랑’끼리 결혼에 골인한 지는 어언 4년. 작년 9월, 명동 뒷골목에 맛과 서비스를 겸비한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우삽겸의 ‘본가’ 김치 삼겹살로 유명한 ‘三金’ 등 쟁쟁한 음식점들로 가득한 골목의 ‘장작개비’가 그들의 터전이다. 장작개비의 사전적 의미는 ‘쪼갠 장작의 낱개’다.
이름처럼 참나무 장작불로 구워낸 ‘오겹살’과 ‘등갈비’가 이곳 대표 메뉴이자 인기 메뉴.
돼지갈비의 등 쪽에 붙어 있는 부위인 등갈비는 ‘스테이크’로 패밀리 레스토랑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일반 고깃집에서도 취급하기도 하고 등갈비만 취급하는 전문점도 많이 생겼다.
‘장작개비’의 등갈비는 커다란 꼬치에 끼워 직화로 익혀낸 다음 호일에 꽁꽁 싸 40분에서 1시간가량 예열한다.
바비큐, 훈제 효과까지 입은 고기는 겉 부분은 바삭바삭, 속살은 부드럽다. 게다가 호일로 잘 싼 고기는 육즙이 고이 남아 있어 더욱 감칠맛이 난다. 게다가 등갈비는 국내산으로 소금간만 약간 해 익혀내는데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았는데도 음미할수록 맛있다.
이 집의 이름 모를 ‘노란소스’는 고기에 세련된 맛을 가미해 주는 ‘비밀병기’다. 마요네즈, 마늘, 양파 등을 혼합해 만들었는데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고기를 더욱 감칠맛 나게 한다.
연령에 상관없이 두루 사랑받는 메뉴라면 ‘오겹살’은 젊은층에게 인기다. 등갈비와 마찬가지로 참나무 장작에 직화구이해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비곗살이 부담스러운 것과는 달리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게 마치 ‘젤리’ 같은 느낌이다.
고기를 먹고 나면 밥 대신 ‘묵밥’을 주문하자. 전라도에서 가져온 묵가루로 직접 만든 묵이 시원한 육수 국물에 담겨 나오는데 여기에 밥을 말아 넣는다. 탱탱한 묵의 질감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진 ‘묵밥’은 냉면과 밥 두 가지를 합친 느낌이다.
입안을 담백함으로 채워내는 고기는 두툼하고 ‘씹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1인분에 8천원하는 등갈비와 오겹살은 양에 비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저녁 시간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기도 하는데 그 비결은 맛도 맛이지만 ‘서비스’에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14년 동안 몸을 담아온 사장 김영기씨가 손수 장작불에 고기를 굽는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아르바이트’도 쉽게 못 구한단다. 꼬챙이에 고기를 끼워 굽고, 호일로 싸고…그러다 홀에 직원이 부족하다 싶으면 서빙까지 나선다.
12살 차이의 앳된 얼굴의 아내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성실한 ‘아르바이트생’ 정도 되는 줄 알았다. 어려 보이는 얼굴에 앞치마를 두르고 이리저리 발로 뛰며 일하니 여느 직원들과 는 구분이 되질 않는다. 서비스업에 종사했기 때문일까. 손님들에게 일일이 음식에 대해 설명하고 부족한 소스는 말 하지 않아도 알아서 채워준다./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출처:한겨레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