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사연을 들어보세요

뮤지컬 ‘펌프보이즈’

2009-07-27     뉴스관리자

다섯 명의 펌프보이와 두 명의 식당 웨이트리스의 꿈, 그리고 사랑에 대해 노래한 뮤지컬 ‘펌프보이즈’는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초연 이후 다양한 형식파괴와 웃음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뮤지컬 ‘펌프보이즈’는 더욱 화끈하고 유쾌한 웃음으로 무장해 웃을 일 없고, 스트레스 가득한 우리들의 여름을 위로한다.

이 작품에는 총 일곱 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주유소 직원 펌프보이들과 식당 웨이트리스인 두 자매는 노래를 통해 꿈을 꾼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그들의 추억이자 각자가 간직한 사연들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가사를 듣기만 해도 그게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 있다.

- 잘생긴 외모에 자뻑은 애교 L.M

L.M이 뭐의 약잔지, 어쩌다 L.M이 됐는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노랫말을 들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감이 잡힌다.

♬끈끈한~ 여름 그 열기 속에서/눈부시게 다가오는 여인의 모습/그 묘한 눈빛 이건 뭐지?/ Woman~ What can I do for you~?/뭘 원해 (정말 뭘 원해)/정말 뭘 원해(정말 뭘 원해)/뭘 원해 웬만하면 돌아가/반쯤 열려 있는 그녀의 입술/마침내 여인이 던진 짧은 한마디/꽉 채워줘~

가사는 대충 이런 식이다. L.M이 일하는 곳이 주요소라는 사실만 기억한다면 여자는 기름 넣으러 온 동네 처녀이거나 지나가는 관광객 정도로 간추려진다. 그러나 잘생긴 얼굴 하나 믿고 여자에게 ‘뭘 원해’라고 묻는 L.M! 잘생겼긴 한데, 자기애가 나르시스 뺨치겠다.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조금씩 L.M이라는 캐릭터를 파악해가기 시작한다.

- 화끈한 여왕님! 언니 역의 레타

뮤지컬 ‘펌프보이즈’에 등장하는 두 명의 웨이트리스 자매는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언니 레타는 털털한 여왕님과라면 동생 프루디는 소심한 공주님과다. 시원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하는 레타는 노래 가사 또한 기대에 부응한다.

♬너와 나 함께한 세월/오 책을 써도 소설 한권/이제서야 알겠어 해피엔딩은 꿈일뿐/이젠 꺼져~ 할만큼 했어~/잘생각해~ 잘하던가 꺼져~/(난)할만큼 했~어~ 잘생각해 잘하던가 꺼져~/도대체 그 머릿 속엔 뭐가 들어있나? 정말 궁금해서 미~치~겠~네~/뱅뱅 돌아가는 눈깔 바쁘기도 하셔라~ 이리찍쩝 저리 찍쩝~/도저히 볼 수가 없어 참을 만큼 참았어/더 이상은 용납 안돼~/오~ 너한테 준 것만큼 나도 받아야 겠~어~

듣는 사람의 속이 다 시원해지는 레타의 솔로곡은 관객들이 가장 많은 박수를 보낸 노래이다. 옛 연인에게 ‘꺼져!’라고 소리칠 수 있는 레타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그녀의 노래를 듣는 관객들은 모두 어깨를 들썩이고 박수와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뮤지컬 ‘펌프보이즈’는 이렇듯 노래 가사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들은 미래가 불투명하고, 시골 변두리에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사는 삼류 밴드에 불과하다.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그들은 그래도 노래한다. 관객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언젠간 열심히 노래해서 꼭 뉴욕에 갈 것이다. 뭐, 그것도 가야 좋은 거겠지만.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