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조 젊음을 노래한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이정미, 전아민

2009-07-31     뉴스관리자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둘이면 둘이지 셋이겠느냐~’ 20년 전 아이들의 입을 심심치 않게 해준 만화 속 영심이가 부르는 노래다. 2009년 영심이와 친구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코엑스 아티움에서 10월 25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추억의 8090을 노래하는 이 작품은 영심이의 팬을 떠나 옛 추억에 젖고 싶은 관객들을 위한 콘서트형 뮤지컬이다. 시종일관 박수와 환호가 계속되는 공연장에서 무대 위 단짝친구를 찾았다. 그들은 뮤지컬 ‘젊음의 행진’에서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이정미(이하 이), 전아민(이하 전)이다.

‘뮤지컬 배우’란 직업을 가장 사랑해요! 이정미

이 : 뮤지컬을 하면서 더러는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공연하는 친구들과는 쉽게 만날 수 있지만, 학창시절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도 그렇고요. 하지만 뮤지컬 배우로 사는 것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그래서 뮤지컬을 다른 매체에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거나, 부족하다 싶을 때 잠깐 찾는 현상이 생기는 게 굉장히 안타깝죠. 저는 어릴 때부터 무대를 꿈꿔왔고 소중함을 알거든요. 만약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다른 매체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특별히 그걸 위해서 노력하지는 않고요. 전 천생 뮤지컬 배우인 것 같아요.

단짝친구의 이구동성 “실력은 노력이에요”

이 : 학창시절부터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성인이 된 후 현장에서 한 작품, 한 작품 작업을 할 때마다 실력도 늘고 마음도 깊어지고 정서도 자란 것 같아요. 실력이 늘 수 있었던 건 레슨을 받은 것이 아니라, 훌륭한 선배님들을 통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롤 모델이 되어 주시는 선배님들이 워낙 많으셔서 따로 무엇을 배운다는 게 의미가 없죠. 그저 열심히 보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거예요.
전 :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배우가 되고자 마음먹었던 케이스예요. 초등학교 때 한 공연을 보고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작품도 다양하게 접했어요. 춤 잘 춘다고 말씀하시는데 댄서를 한 적도 없고, 배워본 적도 없어요. 그렇다고 타고난 끼가 있어서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역시 노력만한 것이 없죠.

뮤지컬 ‘젊음의 행진’ 속 캐릭터는 우리가 만들었어요!

전 : 캐릭터들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상태에서 캐스팅된 건 아니에요. 극중 ‘상남이’는 전아민이란 사람이 만든 캐릭터거든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캐릭터는 모두 배우들이 만든 것이라,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잘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저는 의상에 관심이 많아서 ‘상남이’를 위해 직접 의상도 골라요. 의상준비에 아주 철저하죠. 패션에 좀 감각이 있거든요(웃음). 지금 헤어스타일도 제가 만든걸요. 그러고 보니 ‘상남이’는 정말 전아민이 만든 아이네요.
이 : 이 작품의 역할들은 특정한 배우를 필요로 한 게 아니었어요. 저 같은 경우도 ‘영심이’를 제 것으로 만들었죠. 사고뭉치에 말썽꾸러기가 바로 ‘영심이’잖아요. 뭐랄까요. 주제가도 ‘듣고 싶고, 보고 싶고~’ 이런 식인 것처럼 하고 싶은걸 다 도전하고 모험하는 제 모습이 ‘영심이’와 닮은 것 같아요. 저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저의 모습을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3년째 계속 이 역할을 맡아 할 수 있는 거겠죠.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저에겐 무척 즐거운 작업이에요, 전아민

전 : 배우들마저도 과거를 느낄 수 있어 굉장히 좋은데요, 특히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은 정말 재밌어요. 본 공연 때 아주 스릴 넘치죠. 롤러스케이트를 잘 못 타는 배우들은 간혹 넘어지기도 하거든요(웃음). 또 잘 타는 사람은 못 타려고 연기하고……. 말도마세요. 처음엔 관객들이 불안해하셨는데, 이제는 같이 즐기세요. 그리고 제가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하면서 좋은 건요, 남자 팬들이 생겼다는 거예요. 다양한 팬 층이 생겨서 행복해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매력은 이거예요

전 : 어릴 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죠. 요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이 침체되고 열악한데, 관객 분들이 뮤지컬 ‘젊음의 행진’과 함께 옛날을 회상하며 웃고 손뼉치고 노래하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저희 작품으로 이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나가는 거죠. 소중한 옛 추억도 많이 가져가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이 : 간혹 어떤 분들은 넘버도 있는 곡이고, 구성도 디테일하지 않다고 말씀하세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과거를 말한다는 거예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향수를 느끼실 수 있다는 거죠. 관객들이 소비하는 돈의 가치를 떠나 감성을 투자해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에요.

누구보다도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사랑하고 애착을 갖고 있는 배우 이정미, 전아민은 반복되는 공연 속에서도 그들만의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이것이 그들이 가진 행복의 비밀 아닐까. 혈기 넘치는 그들의 무대는 관객들의 마음도 10년, 20년 더 젊게 만들어 줄 것이다. 

[뉴스테이지=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