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Q&A]'로맨스 그레이'의 진실

2009-08-05     이완재 기자
30세의 미혼여성 K씨는 헬스클럽에서 유부남인 48세 L씨와 눈이 맞아 2년째 열애중이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불륜관계이지만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애틋한 사랑이다.

L씨보다 오히려 K씨가 더 적극적이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K씨는 키도 크고 날씬하며 미모도 상당하다. 게다가 가정환경도 좋은 소위 '골드미스'다. K씨는 동갑인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L씨 때문에 헤어졌다.

반면에 L씨는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외모도 보통인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남성일 뿐이다. 이처럼 유부남과 멀쩡한 미혼 여성이 사귀는 경우를 주위에서 간혹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가 창창한 아가씨들이 뭐가 아쉬워서 중년 남성과 불륜이라는 오명을 안고 만날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여성들이 젊고 미끈한 근육질 몸의 남자 애들만 숭배한다는 생각은 절대 오해다. 그녀들은 유부남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1, 총각보다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
2. 여성심리를 잘 알고 있다.
3. 총각보다 힘은 딸리지만 테크닉이 좋다.
4. 가정이 있기 때문에  목매지 않고 여자를 여유롭게 대하기 때문에 더 매력있고 쿨 하다.
5, 희끗한 머리와 주름살은 모성 본능을 자극한다.
6, 인생을 아는 사람과의 대화는 젊은이들의 설익고 풋내 나는 소리보다 훨씬 즐겁다.
7, 몰래한 사랑이 짜릿하고 더욱 더 로맨틱하다.

이외에도 유부남에게 마음이 가는 큰 이유가 섹스의 종속화 문제다. 유부남은 사랑의 행위 때 부드러움과 세심하게 배려하지만 젊은  남자들은 섹스에 관한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언제든지 자신의 요구를 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남성의 섹스 종속화는 미혼여성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부부사이에서도 남편 마음대로 하는 일방적인 섹스는 아내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데 미혼 여성은 체감도가 더하다.

L씨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주는 K씨 덕분에 로맨스그레이(Romance grey)의 주인공이 되어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동년배와 달리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

새로운 자극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한 때 TV 드라마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중년의 여성 탤런트는 열 살 아래의 청년과 사귀고 있다.

그녀는 "젊은 혈기를 느낄 수 있다. 삶에 또 눈을 뜨고 있는 것 같다"며 행복해 하고 있다. 상대 남성도 비교적 만족하고 있다. 자기 또래의 여성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포근함과 배려가 있다고 했다.

나이 차이가 많은 만남은 사회적이나 도덕적으로 부적절할 수 있지만 생리적으는 일리도 있다. 남자는 20대에는 40대 여성과 사는 게 좋고, 40대에는 20대 여성을 만나는 게 좋다는 속설이 꼭 그른 것만은 아니다.

도움말=웅선 성의학클리닉 홍성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