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얼짱'이 비염으로 망가진다?
내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더 예쁜 모습으로 성장해나갔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람과 달리 치아가 삐뚤어지고 눈 밑에 다크써클이 생기는 등 남들과 다른 외모의 변화를 겪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비염 때문이다.
우리의 코와 입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기능부터 다르다. 코는 호흡을 위한 기관이지만 입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주 역할이다. 코에는 공기의 습도와 온도를 인체에 맞게 조절해주고 공기 중의 먼지나 오염물질들을 걸러주는 기능이 있지만 입에는 이런 기능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비염으로 인해 입으로 호흡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비염의 대표증상 중의 하나는 바로 코막힘이다. 코막힘으로 인해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것이 습관화되다 보면 얼굴형이 점차 길어지고 치아의 발달이 고르지 못하게 된다. 윗니는 튀어나오고 조금만 웃어도 잇몸이 많이 드러나게 되며 심한 경우는 이를 서로 다물지 못하는 형태가 되는데 이를 ‘아데노이드형 얼굴’이라고 한다. 긴 얼굴과 함께 항상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의 ‘아데노이드형 얼굴’의 인상은 자칫 멍한 느낌으로 비춰질 수 있어 대인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성적인 비염으로 코 주변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면 눈 아래 그림자가 생기기도 한다. 이를 ‘알레르기 샤이너’라고 한다. 눈 밑쪽으로 혈액이 고이고 피부색이 보라색, 혹은 검푸른 색을 띄게 되는데 비염이나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그 밖에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코가 가렵다보면 자연스레 코로 손이 가 주름을 만들기도 한다. 코 밑을 좌우로 비비는 것이 습관이 되어 콧잔등에 가로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과 달리 아이들의 손이 습관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예민한 성장기 아이들에게 있어 외모의 변화는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이를 교정하기 위해선 큰 노력과 비용이 든다. 그러므로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여 제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이전인 사춘기 전에 비염을 치료하여 코로 숨 쉬게 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위에서 열거한 외모의 변화뿐 아니라 코막힘으로 인해 숙면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는 성장도 또래보다 뒤쳐질 수 있다 있다. 또한 콧물, 코막힘, 재채기에 시달리다 집중력이 저해되어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짜증이 늘고 산만한 성격이 형성되기도 쉽다. 한마디로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비염은 반드시 치료되어야 하는 질환인 것이다.
한방에서는 '폐개규어비(肺開竅於鼻)‘라 하여 폐가 코에 그 구멍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본다. 코 질환이라고 해서 코만 다스릴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되는 폐의 정기를 북돋아 주는 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선 내시경을 통해 코 점막의 상태를 확인한 뒤 증세에 따라 천연 성분의 외치제를 사용하여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과 동시에, 체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탕약을 처방하여 근본치료를 하는 것이 비염 치료의 첩경이라 하겠다.
<도움말=코편한 한의원 분당미금점 차은석 원장>